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31 국가 2023.4.28.



톨스토이는 외쳤어

“국가는 폭력이다!”

나는 속삭여 본다

“숲을 잊으니 사슬이야.”


내가 나답게 날면서

네가 너로서 노래하는

아름누리 별누리 꽃누리

그려 본다


벼슬도 감투도 없이

위아래 왼오른 치워

어진 어른이 일하고

철드는 아이가 노는


“숲으로 사랑하니 사람이야.”

한마디 도란도란 나눈다

오늘 하루를 푸른들로

모든 나날을 파란하늘로


ㅅㄴㄹ


‘국가(國家)’는 “일정한 영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主權)에 의한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회 집단. 국민·영토·주권의 삼요소를 필요로 한다 ≒ 나라·방가·방국”처럼 풀이를 하는데, 우리말로는 ‘나라’입니다. 사람들은 예부터 ‘나라·나라님’이라 했고, ‘나라님·임금’처럼 윗자리에 서서 아랫자리에 눌린 수수한 사람들을 옥죄는 벼슬아치를 ‘나리’라 일컫곤 했습니다. 이른바 우두머리가 서면서 힘을 부리는 이가 틀(계급)을 세울 적에 ‘나라(국가)’라 합니다. 사람들은 높낮이(신분·계급·지위)가 없을 적에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이좋게 마을을 이룹니다만, ‘꽃누리·꽃나라·꽃판·꽃밭’처럼 섞어쓰기도 하고, ‘하늘나라·해나라·책나라’처럼 어울마당을 가리킬 적에도 살며시 ‘나라’란 낱말을 넣곤 했습니다. 다만 ‘누리’를 넣어 ‘온누리·별누리·영화누리·꿈누리’라 할 적에 누구나 넉넉하고 느긋하게 어울린다고 여길 만합니다. 곰곰이 생각해 봐요. ‘사람들(국민)’이라 하는 ‘우리’가 있기에 나라도 누리도 있어요. 힘센 누가 이끌어야 하지 않아요. 벼슬도 감투도 돈도 덧없어요. 사람이 숲입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