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9 인간 2023.4.18.
누구나 하나야
넋으로 하나요
몸으로 하나에
마음이 하나로
저마다 하늘빛 품고
새롭게 하늘숨 먹고
서로 한울타리 이뤄
함께 이어가며 살지
사람이란
하늘과 땅 사이 잇는
새처럼 날고 놀고 노래로
나눌 줄 알아 넉넉해
사랑으로 살림하며 산다
생각으로 새록새록 심고
알뜰살뜰 알차게 열면서
말씨앗 빛내며 홀가분해
ㅅㄴㄹ
한자말 ‘인간(人間)’을 “1.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 사람 2. 사람이 사는 세상 3.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풀이하는데, 우리말은 ‘사람’입니다. 우리말 ‘사람’을 굳이 한자말 ‘인간’이나 영어 ‘휴먼’으로 옮겨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가만히 쓰면서 바탕을 헤아리고 숨결을 읽어낼 적에 스스로 깨어날 만합니다. 사람은, 사이에 있습니다. 사람은, 살림을 사랑으로 짓고 나눕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서로 사이에 섭니다. 사람은, 생각을 지어 새롭게 삶을 이룹니다. 사람은, 사랑 사이에서 새롭게 숨쉬고 노래하고 놀 줄 아는 ‘새(멧새)’처럼 홀가분하게 피어납니다. 사람은, 서로 어우러지면서 사이좋게 살림을 폅니다. 사람은, 산들바람으로 갑니다. 사람은, 살살이꽃(코스모스) 같습니다. 사람은, 살며시 움트고 싹트면서 숲을 밝히는 풀꽃나무를 닮습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사귈 적에 서로 빛나면서 살림을 싱그럽게 가꿉니다. ‘라온(랍다)’은 ‘즐거움’을 가리키는 옛말이랍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