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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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책읽기 2023.4.30.

다듬읽기 8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김영사

 2021.8.18.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를 이태 앞서 마을책집에서 읽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올해에 문득 장만해서 찬찬히 읽고서 덮었습니다. 짧지 않은 나날 씩씩하게 걸어온 길을 갈무리했다기보다는, 어쩐지 글치레가 잦습니다. 옷이 멋부림 아닌 옷살림이라면, 글도 글꾸밈 아닌 글살림으로 바라볼 노릇입니다. 글 한 줄에는 이제껏 얻거나 누리거나 쥔 이름값이 아닌, 민낯과 맨발과 속빛을 얹을 적에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옷살림에서는 손꼽히실 수 있고, 젊은이를 가르치실 수 있으나, 굳이 글쓰기까지 넘보려 한다면, 부디 일곱 살 어린이 눈길로 돌아가서 ‘새내기 할머니’로서 글씨·말씨를 추스르시기를 바라요. 햇빛은 반짝이고 삶은 대단합니다. 해는 눈부시고 오늘은 빛납니다. 옷을 차려입기에 사람이 빛나지 않습니다. 꾸밈말이나 치레말을 끌어들일수록 오히려 글이 시들시들합니다. 새길을 찾는 마음이라면, 우리말부터 새로 배우는 눈길을 틔우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3백여 쪽의 책을 쓰면서

→ 3백쪽 즈음 책을 쓰면서

 7쪽


사는 게 참 극기훈련 같았는데

→ 삶이 참 고되었는데

→ 삶이 참 고달팠는데

 7쪽


이런 서사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얘기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하루를 책에 담다 보니

→ 이런 나날을 책에 담다 보니

 8쪽


마침내 오열을 터트렸다

→ 마침내 눈물을 터뜨렸다

→ 마침내 부르짖었다

→ 마침내 꺼이꺼이 했다

→ 마침내 흐느꼈다

 17쪽


과부하가 걸린 줄도 모르고

→ 넘치는 줄도 모르고

→ 벅찬 줄도 모르고

→ 괴로운 줄도 모르고

→ 힘든 줄도 모르고

 19쪽


이렇게 번아웃이 오면 불면증을 겪게 되고

→ 이렇게 넋나가면 잠이 안 오고

→ 이렇게 얼빠지면 잠을 못 이루고

→ 이렇게 녹으면 뜬눈으로 살고

 19쪽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 누가 보건 뭐라 하건 나를 내맡기지 말고

→ 누구 눈이나 말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22쪽


나의 전공을 존중해 주는 차원이었다

→ 내 길을 높여 주었다

→ 내 뜻을 헤아려 주었다

 28쪽


그러나 의생활을 뺀 나머지에 대해선

→ 그러나 옷살림을 뺀 나머지는

 28쪽


갸름한 얼굴형과 단정한 이목구비를 지니신 대단한 미인이셨다

→ 갸름하고 말끌한 얼굴에 대단히 아름다우셨다

→ 갸름하고 반듯한 얼굴에 대단히 고우셨다

 31쪽


양육자의 자존감이 바닥 난 상태라면

→ 돌보는 마음이 바닥났다면

→ 보살피는 내가 바닥났다면

 37쪽


결국 자신의 피양육자를 타인의 자식과 비교하게 될 것이다

→ 끝내 우리 아이를 다른 집 아이랑 견준다

→ 이러다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랑 맞댄다

 37쪽


나는 멘토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관대함, 신뢰감, 푸근함을 무척 좋아한다

→ 나는 마음벗이라는 말이 아늑하고 너그럽고 미덥고 푸근해서 무척 좋아한다

→ 나는 길동무라는 낱말이 느긋, 넉넉, 듬직, 푸근해서 무척 좋아한다

 39쪽


본래 비혼주의자 혹은 만혼주의자였다

→ 워낙 혼살림이나 늦맞이를 바랐다

 51쪽


존재 자체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 그저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 삶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67쪽


너무나 간단명료한 답에 순간 멍해졌다

→ 너무나 쉬운 대꾸에 멍했다

→ 너무나 깔끔한 말에 멍했다

 110쪽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는 삶

→ 푸르게 살아가기

→ 푸른삶

→ 온살림

→ 쓰레기 없애는 삶

 1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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