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4.28. 퐁당퐁당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으로 이야기밭을 나누는 일을 다녀오고서 며칠 쉬고서 서울로 이야기마실을 갔고, 하루만 묵고서 고흥에 돌아온 뒤, 하루만 쉬고서 인천으로 다녀왔고, 또 하루만 고흥에서 쉬고서 새삼스레 부천 가까운 인천으로 왔습니다. 퐁당퐁당 마실길입니다. 이틀씩 길에서 아홉∼열 시간을 보내고서 하루만 고흥에서 다리를 쉬고서 잇달아 움직이고 보니, 지난밤에 잇몸이 부었어요. 몸을 고달프게 굴리면 으레 잇몸이 붓더군요. 새벽바람으로 움직이는 오늘 내내 “몸아, 사랑해. 느긋이 움직일게. 이튿날 일까지 마치고서 잘 쉴게.” 하고 고개숙이며 빌었습니다.
쇠날(금요일)은 모든 길손집이 곱빼기로 잠삯을 부릅니다. 다만, 인천 주안하고 부천 역곡은 덜 바가지입니다. 누리집에서 미리 삯을 치르면 35000원까지 낮은 데가 있으나 18시가 안 되어 들어가도 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냥 길손집으로 찾아와서 묵는데 텅텅 비었군요. 서울은 요새 쇠날·흙날에 허름한 곳(여인숙)도 7∼8만 원을 받으니, 하룻밤 5만 원인데 얼추 10평짜리 칸을 내어준다면 아주 싸다고 느낍니다. 그나저나 인천 주안은 4만 원에도 꽤 넓고 한갓지며 깨끗한 칸을 쇠날에 묵을 수 있군요.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아버지, 또 안 쉬고 일 다니네?” 하면서 “좀 쉬면서 다녀야 하지 않아요?” 하고 가볍게 나무랐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버지, 돈벌러 많이많이 다니셔요.”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바깥일을 자주 하지 않는데에도 “많지 않더라도 더 줄여요. 집에서 쉬엄쉬엄 천천히 해요.” 하고 노래합니다.
2023년 4월 28일, 인천 〈그루터기〉에 맨 먼저 들러 그림책을 읽은 뒤, 아직 열지 않은 〈책방 모래내〉로 걸어갔고, 쇠날에 쉬는 줄 모르고 〈딴뚬꽌뚬〉 앞에 와서 짐을 내려놓고 살짝 쉬다가 길손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배다리책골목이나 〈문학소매점〉으로 가서 책 몇 자락 더 장만할까 생각하다가 그만둡니다. 발바닥하고 무릎이 한소리를 합니다. “이보쇼, 오늘 많이 걸어다녔다 아이가? 이제 그만 걷고, 발 씻고 드러누우쇼. 그대가 사전을 쓴다지만, 으째 늘 책만 쳐다보는가?”
몸은 씻되 빨래는 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누워 귀를 기울이니, 부릉부릉 소리가 가장 크고, 술에 전 사람들 소리가 다음입니다. 새가 노래하거나 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는 안 들립니다. 개구리는 구경조차 못 합니다. 별도 볼 수 없습니다. 서울과 큰고장 사람들이 날마다 ‘미리내가 쏟아지는 밤하늘’을 만나고 ‘벌나비가 흐드러지게 춤추는 풀꽃잔치’를 마주한다면, 이 나라가 좀 바뀌겠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