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4.


《매일 휴일 2》

 신조 케이고 글·그림/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7.30.



찌푸린 하늘이다. 비가 올 동 말 동하다가 가볍게 적시는 가랑비이다. 퍼부으려나 싶지만 내내 가볍다. 가늘다고 해서 ‘가랑비’인데, 이 빗줄기는 가볍기도 하고, 가만가만 스미기도 한다. 이튿날 인천으로 이야기마실을 갈 터라 이모저모 집일을 하고 책을 갈무리하다가 폭 쉰다. 바람소리·새소리·빗소리에 아이들 목소리를 듬뿍 담는다. 나를 살리는 소리란 푸른바람에 깃든 파란바다 같은 별빛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휴일 1·2·3》을 읽었다. 큰아이하고도 함께 읽었다. 시골집을 떠나 서울(도쿄)에서 복닥복닥하면서 꿈을 키우다가 잊은 사람이랑, 그림꽃(만화)을 그리는 꿈을 키우면서 펴려는 사람, 이렇게 둘이 마주하는 서울이웃(도쿄이웃)하고 얽힌 하루를 부드러이 그린다. 굳이 안 견주어도 되지만 《툇마루 만찬》이나 ‘마스다 미리’는 도무지 들려주지 못 하는 수수하게 빛나는 살림꽃을 싱그러우면서 오붓하게 펼치는구나 싶다. 어린씨·푸른씨랑 함께 읽으면서 생각을 나눌 만하도록 쓰고 그려야 비로소 ‘책’이지 않을까? 어른 눈높이로 쓴 글을 어린이한테 억지로 읽히면서 “문해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이라고 함부로 읊지 말자. 아이들한테서 놀이를 빼앗은 주제에 ‘사랑으로 읽을 책’조차 안 쓴다면 누가 어른인가.


ㅅㄴㄹ


#ひらやすみ #真造圭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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