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4.10.

오늘말. 장작쓸개


갈고닦기에 눈부시다고도 합니다. 피땀으로 벼렸기에 빛난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닦달이나 칼갈이를 안 하더라도 눈부십니다. 할매할배는 땀노래를 뒤집어쓰지 않아도 빛납니다. 말삶하나로 오늘을 누리는 이라면 누구나 눈부셔요. 아름다워서, 때로는 슬퍼서 눈부십니다. 말짓하나라고는 하지만 아름말로 아름짓을 가꾸는 삶이 아닌, 미움말로 미움짓을 퍼뜨리는 삶이라면, 슬픔빛으로 야위는 굴레로구나 싶습니다. 쓴맛참기를 해내야 할 때가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장작쓸개나 불굿닦기를 숱하게 해보았습니다만, 땀빼기에 섶쓸개를 해보기도 했습니다만, 다그치는 길은 어쩐지 살림길 아닌 죽음길이라고 느껴요. 땀을 쏟으면서 땅을 디딜 수는 있되, 사랑꿈이 아니라 헛꿈에 사로잡힐 적에는 그만 앙상하게 마르면서 죽어가는 수렁이라고 느낍니다. 한말꽃이란 아름답습니다. 말대로 지키는 몸짓은 믿음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마음에 얹고, 어떤 말로 꿈을 바라보는가요? 푸르게 물결치는 들숲바다 같은 말로 꿈을 짓는가요? 파랗게 흐르는 해바람비 같은 말로 사랑을 속삭이는가요? 반짝거리기에 나쁘지 않아요. 그저 사랑으로 같이가고 함께가요.


ㅅㄴㄹ


갈고닦다·갈다·칼갈이·땀쏟다·땀내·땀노래·땀빼다·땀흘리다·피땀·다그치다·닦달·벼리다·섶쓸개·쓸개맛·장작쓸개·쓴맛참기·쓴맛닦기·불굿닦기·불밭닦기 ← 지옥훈련


말대로 한다·말하면 지킨다·말한 대로·말처럼·말삶하나·말짓하나·같은말삶·한말·한말살림·한말꽃·같이가다·함께가다 ← 유언실행(有言實行), 언행일치, 지행일치, 지행합일, 표리일체, 표리동등


뼈·뼉다귀·머리뼈·머리·골·야위다·여위다·앙상하다·마르다·깡마르다·강마르다·초라하다·후줄근하다·죽어가다 ← 해골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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