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텔레비전 베틀북 그림책 45
고미 타로 지음, 김난주 옮김 / 베틀북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3.4.2.

그림책시렁 1156


《신기한 텔레비전》

 고미 타로

 김난주 옮김

 베틀북

 2003.4.15.



  밤하늘을 바라보면 뭇별이 반짝이는 초롱잔치를 누립니다. 낮하늘을 올려다보면 물방울이 구름송이로 번지는 춤잔치를 즐깁니다. 별빛은 고요한 어둠길을 가로질러 이 땅으로 찾아옵니다. 물방울은 바다에서 출렁출렁 노닐다가 사르르 바람을 타고 날아오릅니다. 먼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하루를 읽었고, 들빛을 보며 오늘을 알았어요. 그러나 이즈막에 이르러 하늘이 매캐한 먼지로 가득하면서 밤에도 낮에도 하늘바라기를 하는 사람이 확 줄어듭니다. 손에 조그마한 판을 쥐고서 하늘보기를 아예 잊기까지 합니다. 《のはらのテレビジョン》은 1996년에 처음 나오고, 한글판은 《신기한 텔레비전》이란 이름입니다. 그런데 ‘のはら’는 ‘들·들판·들녘’을 가리킵니다. ‘놀라운(신기한)’이 아닌 ‘들에서 보는’ 보임틀(텔레비전) 이야기예요. 들판에 놓은 보임틀은 돼지코가 없습니다. 그저 놓고서 가만히 봅니다. ‘들녘보임틀’은 들빛을 담아내고 들꽃 같은 풋풋한 내음이 번지고 들바람처럼 싱그러운 살림을 펼칩니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손가락 찰칵이’가 있어요. 손가락으로 네모틀을 그려서 찰칵 찍으면 마음에 오늘 이야기가 깃듭니다. 셈틀도 손전화도 끄고서 마음밭을 열어 하늘빛과 들빛을 듬뿍 담아 봐요.


ㅅㄴㄹ


#五味太郞 #のはらのテレビジョン #GomiTaro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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