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코뿔소 - 1단계 문지아이들 12
미하엘 엔데 글, 라인하르트 미흘 그림, 김서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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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3.21.

그림책시렁 1172


《벌거벗은 코뿔소》

 미하엘 엔데 글

 라인하르트 미흘 그림

 김서정 옮김

 문학과지성사

 2001.5.2.



  겉만 바라보기에 거칩니다. 스스로 겉에 얽매이며 거추장스럽습니다. 알맹이가 아닌 껍데기를 쳐다보느라 스스로 껄끄러운 몸짓으로 치달으니, 모질거나 매섭거나 매몰찬 나머지, 몰골사납거나 무뚝뚝하면서 미련스레 차갑게 나뒹굴어요. 속을 들여다보기에 부드럽습니다. 스스로 사랑을 가꾸기에 빛납니다. 옷차림이 아닌 푸른숨결로 피어나려 하면서 저절로 홀가분하게 날개돋이를 하니, 따뜻하거나 너르거나 싱그럽다가, 활짝활짝 웃음꽃을 터뜨리는 숲빛으로 어우러집니다. 《벌거벗은 코뿔소》에 나오는 ‘사납이’는 무겁고 딱딱하면서 무서운 겉옷을 내세우면서 어리석습니다. 그러나 사납이 하나만 어리석지 않아요. 사납이가 살아가는 터전에 있는 이들 모두 어리석습니다. 사납이 하나만 힘을 내세우는 겉몸짓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도 크고작게 다를 뿐인 ‘힘앞잡이 겉몸짓’입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못된 우두머리 한 놈만 사라지면 아늑한 나라를 이루어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못된 우두머리’는 ‘남이 아닌 우리 스스로 못된 겉치레로 치닫는 터전’에서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힘앞잡이 한 놈’을 고꾸라뜨리더라도 이내 ‘다른 힘앞잡이 여러 놈’이 불거집니다. 스스로 제 들보부터 치울 노릇입니다.


ㅅㄴㄹ


#MichaelEnde #NorbertNackendic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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