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7.


《자이언트 9》

 야마다 요시히로 글·그림/이영신 옮김, 학산문화사, 2005.4.25.



뒤꼍에서 살짝 뜯은 쑥을 넣어 무감자배춧국을 끓이는 하루. 쑥을 잔뜩 뜯어서 쑥버무리나 쑥지짐이를 해야만 봄맛이지 않다. 몇 포기를 가볍게 훑어서 국이나 밥에 얹어도 싱그럽고 푸른 봄빛이다. 먼저 무랑 마늘을 살살 볶은 다음 불을 그득 붓고서 끓인다. 감자랑 배추를 썰어서 넣고는, 이제 빨래를 헹군다. 물을 짜서 마당에 널고 슬슬 된장을 푼 다음 굵은소금을 넣고, 펄펄 끓을 적에 간장을 타서 간을 맞춘다. 이러고서 쑥을 넣으면 가장 향긋하다. 하루하루 노랫소리가 늘어난다. 해가 높아가면서 날벌레랑 풀벌레가 더 깨어나고, 개구리도 더 깨어나며, 새도 더 늘어난다. 올해 제비는 언제쯤 찾아오려나? 바다 너머에서 이 땅으로 씩씩하게 날아들 봄맞이새를 그린다. 《자이언트》를 읽었다. 고흥 녹동 마을책집 〈더 바구니〉를 가꾸는 책지기님이 ‘들놀이(야구)’를 즐기시기에 ‘알려줄(추천할) 만한 야구만화’를 이모저모 살피는 셈인데, 어째 ‘스포츠만화’는 죄다 어딘가 엉성하거나 순이를 엉큼하게 그리거나 억지스러운 결이 드러난다. 그저 삶을 그리면 되지 않을까? 오롯이 살림빛을 사랑하면 넉넉하지 않을까? 글감이나 그림감은 집안일·들놀이·벼슬길이건 대수롭지 않다. 살림을 짓는 사랑을 담는 삶이면 아름답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