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가게
하야시바라 다마에 지음, 하라다 다케히데 그림, 김정화 옮김 / 찰리북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어린이책 2023.3.11.

맑은책시렁 294


《숲 속의 가게》

 하야시바라 다마에 글

 하라다 다케히데 그림

 김정화 옮김

 찰리북

 2013.2.8.



  《숲 속의 가게》(하야시바라 다마에·하라다 다케히데/김정화 옮김, 찰리북, 2013)를 가만히 읽어 봅니다. 숲에 무슨 가게가 있어야 하겠습니까만, 숲살이를 한결 즐거이 나누고 싶은 여러 아이들이 조곤조곤 마음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근심걱정을 마음에 담기보다는 웃음꽃을 마음에 담으려 합니다. 까맣게 타들어가는 마음이 아닌 푸르게 물드는 마음을 옮기려 합니다.


  생각해 봐요. 어떤 일을 하든 ‘안 될는지 몰라’ 하는 걱정을 할 까닭이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안 된다’면 “아, 안 되었구나.” 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이다음을 바라보면 되고, 새롭게 나아갈 하루를 그리면 되어요.


  남이 들려주기에 노래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들려주기에 노래입니다. 들숲이며 마을을 오가며 날갯짓하는 마음을 들려주는 새노래도, 풀밭이며 꽃밭에 앉아 풀내음을 맡는 마음을 들려주는 풀벌레노래도,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가락입니다.


  벌이가 되는 가게를 차리는 마음이 아닌, 꿈을 사랑으로 펴는 가게를 여는 마음이라면, 온누리가 늘 아름다우면서 즐거울 테지요. 돈이 되거나 힘을 얻거나 이름을 날리는 가게나 일이 아니라, 살림을 가꾸고 사랑을 지으면서 숲빛으로 어우러지는 가게나 일이 싹트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흰토끼는 딱따구리를 올려다본 채 가만히 듣고 있었어요. 딱따구리도 넋을 잃고 듣고 있었어요. (13쪽)


“잠깐, 잠깐만요, 너구리 씨, 혹시 이 점 모두 ‘행복’이나 ‘행운’만 나오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너구리는 부루퉁한 토끼를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그것 말고도 ‘럭키’나 ‘운수대통’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20쪽)


내일 아침 들쥐 가족은 은색 거미줄 한가운데 쓰여 있는 글자를 발견하겠지요. “잘 잤니?” (60쪽)


숲이 예쁜 색으로 물들고 가끔씩 바람 소리도 들려와요. (76쪽)


고슴도치는 꼬마 너구리 바지에 달린 작은 주머니를 한 땀씩 정성스럽게 꿰매 주었어요. 길 잃은 갈색 꼬물이 들쥐가 주머니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신기하다는 듯이 고슴도치가 꿰매는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10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