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어렵구나 2023.2.28.불.



“어려운 일이로구나!” 하고 여기기에 어렵고, “어렵지 않은 일이야!” 하고 여기니 어려워. 둘 다 스스로 ‘어려움’이란 씨앗을 심는 말이란다. “쉬운 일이로구나!” 하고 여기면 쉬울까? 해보렴. ‘어려운 일’이라 여겨도 어렵게 마련이고, ‘쉬운 일’이라 여겨도 어렵지. 스스로 마음에 ‘어려운가 아닌가’라는 말을 심기에 ‘이만큼 어려움’하고 ‘저만큼 어려움’으로 자라난단다. 너는 어렵기를 바라니, 아니면 쉽기를 바라니? 안 어렵기를 바라니, 아니면 어려워도 좋다고 여기니? 네 마음에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말이 흐르기에, 너는 이 수수께끼를 풀 때까지 ‘어려움’을 놓고서 온갖 일을 치르거나 겪거나 맞이하지. ‘어려움’을 둘러싼 갖은 일을 맞닥뜨리니, 때로는 쉬울는지 모르나 어느새 어려운 일이 밀려들어. 네가 ‘전쟁 반대’를 마음으로 품기에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단다. 네가 ‘전쟁 반대’를 품기에 온누리 어느 곳에는 ‘전쟁’이 터져야 해. 그래야 네가 ‘반대(전쟁 반대)’를 할 수 있거든. 네가 그리는 ‘반대’를 네가 이루자면 ‘반대할 것’이 일어나야 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안 어려운 일’이나 ‘쉬운 일’을 그리더라도 너한테는 온통 ‘어려운 일’이 닥친단다. ‘여러 어려운 일’을 거치면서 어느 일은 그야말로 어렵고, 어느 일은 덜 어렵게 찾아들거든. 마음에 담을 말은 네가 네 삶을 제대로 보면서 사랑으로 그릴 노릇이야. 넌 네가 너로서 할 일을 그리렴. 네가 맞이할 일이 ‘꿈’일 수 있도록 말을 고르고 삼가렴. ‘평화’를 바란다면 오직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리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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