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2023.3.4.

오늘말. 참나


아직 아이를 낳아 돌볼 마음이 없던 무렵에는 ‘마음씨’나 ‘마음결’에 ‘마음밭’ 같은 낱말만 어림했습니다. 낳은 아이가 없더라도 이웃 아이가 있으니 누구나 마음길을 다스리면서 마음꽃을 피울 적에 즐겁게 만나면서 새롭게 깨어나리라 생각했어요. 혼자 지내기에 나를 더 보거나 찾거나 알지는 않는구나 싶어요. 내가 나답게 살아가자면 이 별에 이 몸을 입고서 태어난 뜻을 속마음으로 읽고서 속빛을 셈할 줄 알아야겠다고 여겼어요. 겉모습이나 허울로는 아무런 속넋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어요. 우리는 맨눈으로 넋이나 얼을 알아보지 않아요. 아니, 몇몇은 맨눈으로도 마음빛을 헤아리면서 셋쨋눈을 틔울 테지요. 숱한 사람들은 숨은마음뿐 아니라 얼굴에 드러나는 빛도 좀처럼 못 읽어요. 우리한테는 몸뿐 아니라 마음이 있다고 여기면서도 정작 마음을 눈치채지 못 한달까요. 사람이라는 몸뚱이만 쳐다보느라 사람다운 마음을 알아차리는 ‘나찾기’하고 등진달까요. 사람으로서 철들면서 둘레를 살펴볼 적에 비로소 껍데기를 깨고서 참나랑 마주합니다. 나도 너도 마음이 있어요. 돌도 풀도 마음이 흘러요. 비도 바람도 마음이 감돌아요. 느껴 봐요.


ㅅㄴㄹ


마음·마음길·마음꽃·마음밭·마음보·마음빛·마음속·가슴속·꿈·넋·뒷마음·뒤쪽·얼·생각·빛·삶·셈·속·속내·속빛·속마음·속넋·숨은넋·숨은마음·숨은생각·숨은빛 ← 심경(心境), 심리(心理)


나를 보다·나보기·나봄·나를 알다·나알기·나앎·나찾기·나찾음·나를 찾다·나만남·나를 만나다·깨다·깨닫다·깨어나다·깨치다·깨우치다·깨우다·일깨우다·눈뜨다·눈치채다·느끼다·새뜸·맡다·보다·알다·헤아리다·알아내다·알아두다·알아듣다·알아보다·알아차리다·참나·셋쨋눈·철들다·살피다·살펴보다·잡다·잡아채다·채다·찾다·찾아내다 ← 자아발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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