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품앗이


어릴 적부터 마음에 와닿은 낱말 가운데 하나인 ‘어깨동무’입니다. 이 말을 들을 적마다 어떻게 어울려야 서로돕기로 나아가는가 하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고, 해주기나 드리기가 아닌, 돕기나 거들기도 아닌, 함께살기로 거듭나는 길을 새록새록 새길 만했습니다. 돈을 보탤 수 있고, 살림돈을 내줄 수 있어요. 품앗이를 한다든지 두레로 뭉칠 수 있습니다. 너른길은 하나가 아니에요. 어질게 헤아리면 숱한 길을 낼 만하고, 힘을 더할 뿐 아니라 마음을 보내는 하루를 차곡차곡 지을 만해요. 나이만 먹는다면 어른이 아닌 늙은네이듯, 같이 아름길로 피어나기를 바라기에 너른사람이기를 꿈꾸고 아름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아무 일이나 하면서 아무 돈이나 벌기보다는, 꽃벌이를 찾아서 꽃돈을 벌어 꽃답게 쓰는 살림을 여밀 앞날을 그렸습니다. 곰곰이 보면, 벌도 개미도 울력으로 일합니다. 나비는 춤짓으로 일하고, 매미는 노랫가락으로 일해요. 새는 바람을 타면서 일하고, 애벌레는 나무하고 한덩이가 되어 일합니다. 어린이는 어른 곁에서 가만가만 이바지하면서 소꿉놀이입니다. 마음을 더하는 자리에서 일살림이 아늑하겠지요. 땀방울에 보람이 스밉니다.


ㅅㄴㄹ


꽃돈·꽃벌이·돈·보람돈·살림돈·거들다·돕다·도와주다·더하다·보태다·덧붙이다·붙이다·보내다·주다·내주다·해주다·드리다·이바지하다·일·일살림·두레·품앗이·울력·서로돕기·어깨동무·어우러지다·어울리다·같이돕기·같이살기·함께돕기·함께살기 ← 부조(扶助), 부조금(扶助金), 공제(共濟), 상호부조(相互扶助), 상호원조, 상부(相扶), 상부상조, 상조(相助)


너른사람·너른사랑·너른길·너른빛·어진이·어진사람·어진사랑·어질다·어진님·어진벗·어진빛·어진길·아름길·아름빛·아름님·아름사람 ← 홍익인간홍익인간(弘益人間)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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