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6.
《태어나기 전 사랑을 계획하다》
로버트 슈워츠 글/추미란 옮김, 샨티, 2023.1.10.
뒤꼍에서 가랑잎 밟는 소리가 난다. 누가 있나 하고 가만히 다가가니 멧비둘기가 이 나무 저 나무 곁을 스치면서 걷는 소리였다. 나뭇가지에는 작은새가 날아다니면서 노래한다. 속으로 웃었다. 네가 걷는 소리가 이렇게 크구나. 하긴, 이제 막 날갯짓을 익힌 어린 조롱이가 뒤꼍에 내려앉아 걸을 적에도 사람이 걷는 발걸음소리가 나더라. 비는 내리지 않고, 구름이 걷히며 하늘이 드러나는데, 밤에 별빛을 올려다보면서 ‘그래, 비가 씻지 않더라도, 우리가 마음에 사랑을 담아 이 하늘을 품으면 먼지띠는 사르르 녹을 테지.’ 하고 생각한다. 《태어나기 전 사랑을 계획하다》를 읽었다. 책이름처럼 모든 사람은 몸을 입고 아기로 태어나기 앞서 이 별에서 ‘어느 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하려는지 모조리 그린다. 그래서 삶에는 잘잘못이 없다. ‘겪어서 배우며 알아가는 삶’만 있다. 사람이란, 살면서 살림을 하고 사랑을 새롭게 깨닫는 알(씨알)이다. ㅅ붙이 낱말은 모조리 하나로 잇닿는다. 좋은길도 나쁜길도 아닌 줄 알아차린다면 ‘이 별에서 스스로 하려는 꿈길’을 차분히 걸을 테고, 마음눈을 틔워 ‘굴레살이’를 씻어낼 적에 참살림을 이루는 빛줄기가 퍼지면서 사랑으로 눈물웃음을 짓는다. 다만, 책에는 좀 군더더기 얘기가 많았다.
#RobertSchwartz #YourSoulsLov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