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1.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김인수 글·사진, 목수책방, 2019.11.5.
부엌일을 하고, 글일을 추스르고, 빨래를 하노라니 어느새 13시 50분. 뒷일은 큰아이한테 맡기고서 부랴부랴 작은아이랑 짐을 챙겨 마을 앞으로 간다. 14시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간다. 2월 28일까지 고흥읍 커피집 〈카페 보아즈〉에 내걸 새 노래판(동시그림판) 23자락을 챙겼다. 그동안 내건 노래판을 뗀다. 새로 노래판을 걸고서 작은아이랑 잎물을 한 모금 한다. 이러고서 붕어빵을 장만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아침나절에는 구름이 제법 끼는구나 싶더니 밤에는 싹 걷히고 별이 가득하다.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은 서울이라는 고장이 왜 서울빛인가 하는 대목을 다리품으로 보여준다. 진작에 나왔어야 할 책인데 2019년에서야 나오는구나. 글님은 ‘비밀정원’이라 했는데, 골목꽃이나 골목밭은 ‘숨은뜰(비밀정원)’이 아니다. 골목사람은 볕이 잘 드는 곳에 꽃밭을 꾸린다. 마을사람도 나그네도 새랑 나비랑 풀벌레도 스스럼없이 누릴 작은 ‘서울쉼터’가 골목길이다. 큰고장이건 작은고장이건 부릉이(자동차)를 걷어치우고서 조곤조곤 ‘골목빛’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어려운 말을 걷어내듯 쇳덩이를 걷어낼 적에 온누리 어느 곳이나 사람빛으로 반짝이고, 숲빛이 스며들고, 살림빛이 깨어난다. 글빛도 그림빛도 풀빛에서 비롯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