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9.


《나츠코의 술 11》

 오제 아키라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2.2.25.



드디어 끝겨울비가 온다. 녹이고 달래고 보듬는 비이다. 다만, 늦은낮까지는 해가 났고, 저녁으로 접어들면서 구름이 몰리고 빗줄기가 듣는다. 오늘 하루는 비가 오기 앞서까지 크고작은 숱한 새가 우리 집 둘레를 바지런히 날아다녔다. 나뭇가지에 느긋이 앉아서 노래할 짬이 없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거기로 휙휙 사라지는 날갯짓이랄까. 《나츠코의 술 11》를 되읽었다. 아마 2014∼15년 무렵이었을 텐데, 열두 자락인 이 그림꽃을 어느 이웃님한테 빌려주었는데 이 그림꽃을 안 돌려주고서 부산으로 떠났다. 그분한테 묻고 되물었으나 책을 안 돌려준다. 그분이 빌려간 책은 하나둘 새로 샀다. 그분은 용케(?) ‘머잖아 판이 끊길’ 책만 빌려갔고, 나는 ‘판이 끊어진’ 책을 대여섯 해에 걸쳐 힘겹게 다시 장만했다. 시골에서 흙살림을 하고프다는 이웃님을 만나면 대뜸 《나츠코의 술》부터 헌책집을 돌며 찾아내어 읽어 보시라 여쭌다. 기무라 아키노리 님이 쓴 《자연재배》가 새판으로 나왔으니 다시 판이 끊기기 앞서 장만해서 읽으시라고 여쭌다. 그러나 ‘흙살림’ 아닌 ‘농업’을 하려는 분이 있으면 아무 책도 알려주지 않는다. 흙살림을 짓는 분은 이웃이 되면서 마음을 읽으려 하지만, 농업을 하는 이들은 돈만 바라보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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