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꼬리 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7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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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2.16.

그림책시렁 1130


《초록꼬리》

 레오 리오니

 이명희 옮김

 마루벌

 2004.4.16.



  이제는 뾰족뾰족 높다랗게 올라선 잿집(아파트)투성이인 인천이지만, 지난날에는 높다란 집이 드물었습니다. 우리 집에서도 동무네 집에서도 새벽이며 저녁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이제는 시골에서조차 ‘땅거미’를 느끼기 어렵지만, 나즈막한 골목집이 어깨동무하던 지난날 인천은 땅거미가 내려앉고 땅강아지가 아이들한테 쫓기면서 박쥐가 날고 제비가 널리 찾아들던 작은고장이었습니다. ‘푸른꼬리 쥐’가 삶길을 들려주는 《초록꼬리》를 곰곰이 되읽습니다. ‘잡초·야생초·약초’는 모두 우리말이 아닙니다. 우리말은 ‘풀’입니다. 늘 ‘풀’이지요. 푸르게 덮으면서 모든 앙금을 풀어내는 숨결이기에 ‘풀’이에요. 풀이 우리 곁에서 풀어주는 숨빛을 느끼니 ‘풀빛’입니다. 푸른 빛깔·빛살·빛결을 영어 ‘그린’이나 한자말 ‘초록·녹색’으로 옮기려 한다면, 풀이 왜 ‘풀’인 줄 잊다가 잃습니다. 오늘날처럼 지나치게 왁자한 서울이 아닌, 그저 여러 고을 가운데 하나이던 서울일 무렵에는, 서울도 곳곳에 논밭이 있고 새가 날고 풀벌레가 노래하던 터전이었습니다. 푸른빛을 잊는 이들은 바보스레 탈을 씁니다. 잿빛 탈을 쓰고서 으르렁거리거나 이름을 내세우거나 돈을 뿌리는 이들은 스스로 죽음길로 치닫는 줄 알까요?


ㅅㄴㄹ


#LeoLionni #TheGreenTailMous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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