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우리말 노래꽃

숲빛노래 . 나뭇가지 2023.1.21.



세 살쯤 자란

아기나무는

나무줄기라기보다 풀줄기 같은

자그맣고 가벼운 몸


열 살쯤 큰

어린나무는

나뭇가지에 참새 앉히고

조그마니 햇살 머금어


온 살쯤 오른

어른나무는

굵다란 나무줄기에

새집 다람이집 품고


즈믄 살쯤 뻗은

우람나무는

넉넉한 나뭇가지에

사람 새 나비 나란히 앉혀


ㅅㄴㄹ


나무가 맺어 ‘나뭇잎’이고, 나무에 달려 ‘나뭇가지’에, 나무가 피어 ‘나무꽃’이며, 나무한테 몸인 ‘나무줄기’에다가, 나무가 깊어 ‘나무뿌리’예요. 오래오래 살며 둘레가 푸르게 우거지는 숲으로 나아가는 바탕인 ‘나무’입니다. ‘낭구·낭·낭게·남구’ 같은 사투리에 ‘나모(나ㅁㄱ)’ 같은 옛말이 있어요. 밑말은 ‘나’이지요. ‘너·나’로 가르는 ‘나’는 ‘날다’나 ‘나다’나 ‘남다’하고 잇는 말씨예요. 우리가 자라며 품는 ‘나이’를 가만히 그리면서 ‘나’다움을 헤아리는 ‘날갯짓’을 나무 곁에서 푸르게 맞이해 봐요. ‘온 = 100’이고 ‘즈믄 = 1000’입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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