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0.


《빨간 토마토가 방울방울》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이경혜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4.8.14.



곁님이 뒤꼍을 돌아보다가 “쓰레기가 여기까지 날아왔네.” 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갑자기 뛰쳐나와서 곁님한테 무어라 하는 옆집 할매. 참 거석하다. 옆집 할매할배가 쓰레기뿐 아니라 김(뽑은 잡초)을 우리 뒤꼍에 몰래 버리는 줄 뻔히 아는데 오히려 큰소리 뻥뻥이다. 자전거로 면소재지를 다녀오면서 맞바람을 잔뜩 마셨다. 잠자리에 들기까지 곰곰이 생각한다. 텃힘이란 스스로 높다고 여기는 시커먼 마음에서 싹튼다. 시골이건 서울이건 어디에나 텃힘이 있다. 스스로 쓰레기를 안 내놓으면서 날마다 노래를 부르는 살림일 적에는 텃힘이 싹트지도 않고 자라지도 않고 불거지지도 않는다. 모든 일과 살림을 노래로 맞아들이면서 스스로 웃고 춤추는 마음이기에 텃힘이 아닌 도르리나 두레나 품앗이라는 모습으로 피어난다. 《빨간 토마토가 방울방울》은 서울(도시)에서 사는 아이가 시골에서 사는 할머니한테 다녀오면서 ‘흙을 사랑하는 손길’을 상냥하게 물려받으면서 스스로 언제 어디에서라도 푸르게 노래할 수 있는 하루를 그리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우리말 ‘방울’은 ‘망울·방긋·밝다’랑 말밑이 같다. 우리말 ‘울음·웃음’은 ‘우리’랑 말밑이 같다. 오직 사랑을 품고 풀어야 ‘어른’이다.


#いちかわさとみ #市川里美 #ハナちゃんのトマト #LaFeteDeLaTomate



누가 감히 내 모종을 먹은 거야?

→ 누가 함부로 내 싹을 먹었어?


그럼 내 무릎 위에 올려놓고 꼭 안고 갈게요

→ 그럼 내 무릎에 올려놓고 꼭 안고 갈게요


잘 살펴보니 초록색의 작은 애벌레들이 사각사각 잎을 갉아 먹고 있어요

→ 잘 보니 푸르고 작은 애벌레가 사각사각 잎을 갉아먹어요

→ 살펴보니 작고 푸른 애벌레가 사각사각 잎을 갉아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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