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8.

오늘말. 마을그림


우리나라랑 이웃나라 옛이야기에 “알에서 태어난 빛나는 아이”가 걸어가는 삶이 있어요. 어릴 적에 이 옛이야기를 듣다가 저절로 “‘알이야기’이네요.” 하고 말했는데, 어른들은 “쯧쯧, ‘알이야기’가 뭐냐? ‘난생설화’라고 한다. 무식하게시리.” 하면서 나무랍니다. 얼굴이 벌게지고 마음에 안개구름이 낍니다. 고개를 푹 숙여요. 요새는 어린이가 문득 터뜨린 말을 밟는 사람이 사라졌을까요? 나이가 들기에 나이가 어린 사람을 얕보거나 깔볼 수 없어요. 둘은 늘 함께하는 사이입니다. 서로 나누면서 열 가지 일을 누리는 사이예요. 구름떼를 올려다보다가 지난날을 떠올리고, 오늘 이곳에서 아이들하고 같이할 즐거운 살림길을 헤아립니다. 우리가 어른이란 이름을 쓰자면 철이 들 뿐 아니라 상냥하면서 참한 빛이어야지 싶어요. 오랜길에 흐르는 옛살림을 북돋우면서 앞길로 이을 새살림을 가꾸는 손길이기에 어른스럽겠지요. 가만히 삶그림을 되새깁니다. 이곳에서 지을 마을그림을 생각합니다. 그림붓을 쥐고서 그림놀이를 합니다. 글로는 글노래를 여민다면, 그림으로는 그림노래를 빚어요. 한꺼번에 서두르지는 않습니다. 구름물결처럼 천천히 갑니다.


ㅅㄴㄹ


같이하다·함께하다·겹쳐하다·여러일·열일·열일하다·열 가지 일·한꺼번에·한껍에·한몫에 ←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마을그림·골목그림·서울그림·삶그림·그림꽃·그림놀이·그림노래 ← 어반 스케치(urban sketch)


구름안개·안개구름·구름떼·구름무리·구름밭·구름물결·구름바다·구름같다·구름처럼 ← 운무(雲霧)


알이야기·알얘기·알빛얘기·알노래·알빛노래 ← 난생설화


옛살림·옛삶·옛멋·옛맛·오래살림·오랜길·오랜걸음·오래빛·오랜빛·옛빛·옛날빛 ← 고전문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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