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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8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2023.2.8.
만화책시렁 508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
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8.31.
이쪽이냐 저쪽이냐 하고 또렷하게 가르는 길을 ‘과학’이라고 합니다. ‘과학’이라 할 적에는 이쪽저쪽을 모두 걸친다든지 이쪽저쪽뿐 아니라 그쪽하고도 얽히는 길은 내칩니다. 똑떨어지도록 가르기에 ‘과학’으로 여기는데, 이런 옛틀(고전과학)로는 새빛(양자과학)을 풀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볼 수도 느낄 수도 알 수도 없습니다.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은 또렷하게 가를 수 없는 모습이 누구나 눈앞에서 환하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적잖은 사람들은 맨눈으로 도깨비나 빛줄기를 못 보지만, 적잖은 사람들은 맨눈으로 도깨비도 빛줄기도 봅니다. 누구는 보고 누구는 못 보는 까닭을 어떤 과학으로도 밝힐 수 없습니다. 아니, 과학은 이런 길하고 등돌리면서 갈래짓기에 파묻힐 뿐 아니라, 총칼(전쟁무기)을 만드는 데에 이바지하기 일쑤예요. 고양이가 하늬녘으로 가면 무엇이 바뀔까요? 새가 샛녘으로 날면 무엇이 다를까요? 나비가 높녘으로 팔랑거리거나 개구리도 마녘으로 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못박으려’ 하면 ‘틀에 박힙’니다. 아이들더러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은 넋도 얼도 숨도 시들다가 죽습니다. 느긋하게 살림을 지으며 함께 놀고 노래할 적에 아이들이 웃어요.
ㅅㄴㄹ
“그게 언제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무리해서 꼭 지금 결정할 것 없잖아?” “그런가요? 꼭 지금 결정하지 않아도 되나요?” (30쪽)
“미안. 90년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 다만, 플로우로 잃어버린 것을 언제 되찾을 수 있을지 전전긍긍해 봤자 재미없잖아. 결국은 원래대로 회복되니까 그때까지는 한숨 돌릴 시간이 생겼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면 어때?” (62쪽)
“이런 곳에 들어갔는데, 무사할까요?” “들어갔다고 어떻게 되진 않습니다. 아마도. 잠깐 들어가서 보고 올게요.” (133쪽)
#YukiUrusibara #猫が西向きゃ #漆原友紀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