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미디어 - 손석춘 선생님이 들려주는 나를 찾는 미디어 여행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7
손석춘 지음, 김용민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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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인문책 2023.1.31.

인문책시렁 276


《10대와 통하는 미디어》

 손석춘 글

 김용민 그림

 철수와영희

 2012.7.12.첫/2023.1.1.고침



  《10대와 통하는 미디어》(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를 새롭게 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새뜸(언론)에 맞추어 2012년 이야기를 2023년에 새록새록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열두 해 앞서 이 책을 읽을 적에도 ‘신문사·방송사·출판사’는 하나같이 서울·큰고장에만 있으면서 서울·큰고장 이야기만 다룬다고 느꼈습니다. 열두 해가 지난 오늘날에는 시골로 옮긴 작은 펴냄터가 여럿 있습니다만, 아직도 거의 모두라 할 ‘신문사·방송사·출판사’는 서울·큰고장에 우르르 몰렸습니다. 그래서 다들 서울·큰고장 이야기로 채우기 일쑤입니다.


  예전에 가난하게 살아 본 적이 있더라도 오늘 가난살림이 아니라면 가난을 모를 뿐 아니라, 굳이 가난살림 이야기를 다룰 마음이 없게 마련입니다. 예전에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도 오늘 시골에서 안 살 적에는 시골을 잊을 뿐 아니라, 구태여 시골 이야기를 쓸 마음이 없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글바치(신문기자·방송피디)만 시골에서 안 살고 서울에서 살지 않아요. 글바치가 아닌 사람들도 으레 서울에서 살고,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리길(인스타·유투브)을 가득 채우지요. 서울이라면 으레 서울 이야기를 쓰고 읽는다면, 시골이어도 시골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우니 못 읽게 마련이면서, 어느새 서울바라기에 젖어들어 ‘시골사람도 서울 이야기를 읽고 쓰는 판’입니다.


  오늘날 새뜸(언론) 가운데 ‘참(진실)’을 그리는 글바치는 드뭅니다. 거의 모두 ‘겉(사실)’을 그리면서 돈(광고비·홍보비)을 받습니다. ‘광고 없는 신문·방송’이 있나요? 없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광고주 눈치’를 보는데, 요즈음 ‘광고주’ 가운데 큰손은 나라(정부)이기까지 합니다. 몇몇 새뜸은 큰일터(대기업)를 나무라는 글을 다루지만, 으레 ‘큰일터에서 만들어서 파는 살림을 알리’면서 광고비·홍보비를 받습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눈길을 차근차근 틔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뭇목소리를 다 다르면서 고르게 다룰 줄 아는 책도 곁에 두되, 먼저 마음을 활짝 틔우고서 풀꽃나무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펴기를 바라요. 해바람비하고도, 별님·해님·들숲바다하고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잘 보셔요. 오늘날 어느 새뜸도 ‘멧새가 바라는 길’을 글로 담은 적이 없습니다. ‘나비가 꿈꾸는 삶’이나 ‘풀벌레가 노래하는 숲’이나 ‘개구리가 사랑하는 마을’을 글그림으로 담는 새뜸이 있을까요? ‘바람이 알려주는 날씨’라든지 ‘빗물이 일깨우는 푸른별’을 마음으로 듣고서 글그림으로 여미는 새뜸조차 없습니다. ‘새뜸(언론·미디어)’은 ‘신문·방송·인터넷·블로그·유투브’가 끝이 아닙니다. 바람도 별빛도 빗물도 바다도 숲도 들꽃도 풀벌레도 벌나비도 ‘새뜸’입니다. 머리와 마음과 눈길과 숨결과 넋을 고루고루 틔우고 가꾸는 새뜸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문제는 모든 언론이 진실을 보도한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실제로 진실이 보도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81쪽)


사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단순히 중산층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이미 고소득층이거나 그에 가깝습니다. 빈곤층의 이야기를 담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지요. (137쪽)


우리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날마다 만나는 광고에 따르면 행복은 돈과 곧장 이어집니다. (171쪽)


프로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오늘의 시점에선 ‘3S’라는 말이 선뜻 다가오기 어려울 터입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직접 야구장을 찾거나 텔레비전 생중계로 프로야구를 즐기는 일 또한 여가생활이지요. 다만 스포츠와 섹스, 스크린이 적잖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오고 주권 의식을 흐리게 한다는 사실 또한 염두에 둘 필요는 있겠지요. (212쪽)


문제는 미래에 신문이 살아남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좋은 신문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있겠지요. (251쪽)


마지막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27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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