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


《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와》

 츠보이 사카에 글/서혜영 옮김, 우리교육, 2003.3.25.



어제도 오늘도 해가 넉넉하다. 겨울빨래를 천천히 한다. 한겨울이란, 추위가 고갯길을 넘어 봄맞이꽃이 조물조물 올라오는 철이라고 느낀다. 등허리를 펴다가 얘기꽃(동화)을 한 꼭지 새로 쓴다. 빠듯하거나 바쁘거나 고단하게 살아가는 오늘날 이웃님한테는 글꽃(소설)보다 얘기꽃이 이바지할 만하겠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쏟아지면서 잘팔리는 글꽃을 보면 하나같이 ‘터뜨리기(감정 분출)’에서 그친다. 오늘날 나오는 웬만한 얘기꽃도 이런 얼거리이다. 이제는 ‘터뜨리기’가 아닌 ‘이야기하는 글’로 거듭날 노릇이라고 본다. 《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와》를 새로 읽었다. 어느덧 판이 끊긴 아름책이다. 삶을 사랑하면서 살림을 아이들하고 손수 지은 포근한 눈망울일 적에 아름글을 쓰고 아름책을 남긴다고 느낀다. ‘삶·사랑·살림’하고 ‘아이·어른’하고 ‘말·글’이 무엇인지부터 똑바로 보고 어질게 살펴 참하게 품을 줄 알아야겠지. 꿈을 그리지 않고서 맞이하는 하루는 ‘삶’이 아닌 ‘굴레’이다. 마음이 끌리는 길은 ‘편애’일 뿐 ‘사랑’이 아니다. 생각이란 씨앗을 마음에 심는 숨결을 소리로 옮기니 ‘말’이고, 이런 말을 그려야 비로소 ‘글’이다. 삶을 사랑으로 쓰는 글이려면,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


#母のない子と子のない母と #壺井榮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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