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27.


《따뜻한 그늘》

 김지연 글·사진, 눈빛, 2022.11.21.



“‘사진가 시대’는 끝났다”라는 글을 쓴다. 온나라 헌책집지기가 ‘사진책을 비롯한 책을 저마다 어떻게 스스로 배웠는지’를 놓고도 글을 쓴다. 이름을 붙잡으면서 내세우려고 하면 글·그림·빛꽃(사진) 모두 일그러진다. “내 삶을 쓴다”란 무엇일까? 누구나 ‘삶’을 쓴다. ‘삶쓰기’를 하기에 훌륭하지 않다. ‘숲빛으로 물들일 사랑으로 짓는 삶’이 아니라 ‘서울살이(도시문명)에 길들어 쳇바퀴를 도는 삶’만 쓴다면, 스스로 피어나는 꽃하고는 멀다. 사람들 스스로 손빨래를 잊고, 모닥불을 잊고, 뚜벅뚜벅 걷기를 잊고, 포대기와 처네를 잊고, 천기저귀와 바지랑대를 잊고, 골목집과 보금자리를 잊는 판이다. 《따뜻한 그늘》을 선보인 김지연 님은 ‘사진가 + 비평가’라는 이름을 얻고 싶어한다고 느낀다. 이런 이름이 대수롭지는 않다만, 허울이기 쉽다. ‘-가(家)’가 아닌 ‘사람’이면 된다. ‘전문가’ 아닌 ‘살림꾼’일 적에 눈뜰 수 있다. ‘-가(家)’에 갇힌 숱한 사진가·비평가는 대학교수·강사라는 허울을 얻고서 글도 사진도 빛도 스스로 잃은 우리나라 모습이다. 저녁에 ‘복구천사’ 풀그림을 143000원에 산다. 이럭저럭 되살려 주기는 하지만, 잘 되살리지는 못 한다. 글·그림·사진은 이름값으로는 못 짓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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