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전쟁범죄 2022.12.24.흙.



모든 사람은 “짓는 사랑으로 이곳에서 오늘을 살려”고 태어났어. “짓는 사랑으로 이곳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은 늘 노래하고 놀고 일하고 이야기하고 춤추면서 즐겁단다. 모든 사람이 “짓는 사랑·이곳 오늘”을 마음으로 품을 적에는 ‘높낮이(계급·질서·신분)’가 없어. 그렇기에 ‘싸움(전쟁)’이란 말이 없고 ‘어깨동무(평화)’라는 말조차 없단다. 그저 모든 삶이 “짓는 사랑”이기에 언제나 고루 어우러질 뿐이야. ‘삶(살다)’이란 모름지기 ‘어깨동무’이기에 그저 ‘살다·삶’ 한 마디이면 ‘사랑’으로 가는 ‘살림’인 ‘사람’이란다. 그런데 삶이 아닌 죽음을 떠올린 마음이 나타났어. 근심걱정을 앞세우면서 죽음이라는 마음이 퍼지면, 사람들이 ‘삶’을 잊고서 ‘죽음’을 바라보고 ‘두려움씨앗’을 문득 심고 말아서 쉽게 휩쓸리는 줄 알아챘지. ‘죽음길’을 본 마음은 ‘둘레에 죽음씨앗을 뿌리’면, 스스로 ‘높자리(권력)’에 서서 숱한 사람을 ‘다룰’ 수 있고 ‘주무를’ 수 있는 줄 느꼈어. 높자리란 “짓는 사랑”이 아니기에 “이곳 오늘”이 없고 ‘삶’조차 없으니 ‘살림·사랑’이 메말랐어. 스스로 괴롭고 외롭지. 이들 높자리는 ‘심심’하기에 ‘싸움’을 떠올렸어. 스스로 놀 줄 모르기에 ‘허수아비가 되어 근심걱정으로 두려움씨앗에 스스로 허덕이는 사람’뿐 아니라 ‘높자리 우두머리’도 ‘싸움구경(스포츠 관람)’을 심심풀이로 해. 그리고 싸움(전쟁)을 일으키면 사람들은 더더욱 ‘삶’을 등지면서 ‘싸움연장(전쟁무기)’을 만들어서 더 다투더구나. 그렇기에 싸움터(전쟁터)에는 ‘사람다움’이 아예 없어. ‘사람다운’ 빛을 죽음으로 뒤덮으면서 ‘그들’과 똑같이 눈멀기를 바랄 뿐이란다. 2022.12.24.흙.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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