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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
유순영 지음 / 눈빛 / 2020년 5월
평점 :
숲노래 사진책 2022.12.25.
사진책시렁 104
《옥희》
유순영
눈빛
2020.5.4.
어머니라는 자리가 얼마나 뼛골이 휘며 고단하게 걸어온 삶인가 하고 힘주어 밝히려는 글·그림·빛꽃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날 조선 무렵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숱한 ‘바보사내(가부장권력 남성)’가 짝꿍을 사랑스러운 곁님으로 바라볼 눈길하고 마음을 잊은 채 그야말로 바보짓을 일삼느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 순이가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하나를 더 헤아려 봐요. 아무리 바보사내가 너울거렸어도 ‘어진사내’는 늘 있었습니다. ‘어진사내’는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더군요. 그저 말없이 보금자리를 건사하면서 엄마아빠 두 사람이 슬기로이 어버이라는 길을 걸었어요.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맞아들여서 글·그림·빛꽃을 남길 적에 아이들이 이 글·그림·빛꽃을 읽고 살피면서 마음을 사랑으로 가꿀 수 있을까요? ‘짓눌리고 고단한 가시밭길 순이’ 살림자취에서 스스로 지핀 너른사랑을 슬쩍 못 본 채 하면서 ‘미움씨앗’을 흩뿌리지는 않는가요? 《옥희》를 한 쪽 두 쪽 넘기며서 쓸쓸했습니다. 빛꽃님 스스로 쓸쓸했기 때문에 이렇게 여미는구나 싶은데, 이제는 햇볕에 다 녹여서 사랑을 꽃으로 피우기를 바라요. 어머니는 사랑을 낳았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