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 시즌2 : 1 :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비빔툰 시즌2 1
홍승우 카툰, 장익준 에세이 / 트로이목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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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만화비평 2022.12.19.

만화책시렁 501


《비빔툰》

 홍승우

 한겨레신문사

 2000.5.19.



  1995년과 1998∼98년에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할 적에 〈한겨레〉를 돌렸습니다. 〈한겨레〉는 돈되는 일을 한다며 판을 이리저리 바꾸거나 ‘생활정보지’를 꾸려서 같이 돌리도록 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새뜸나름이한테 일삯을 더 주진 않았습니다. 글(기사)을 똑바로 쓰면 저절로 돈도 될 테지만, ‘스포츠·연예·주식·투자·자동차·여행·사교육’ 쪽으로 뻗으려 하면서 모두 스스로 망가졌어요. 아무튼 ‘한겨레 생활정보지’에 새내기 홍승우 님이 이음그림꽃(연재만화)을 처음 실었습니다. 새내기일 적에는 그림결이 서툴어도 ‘이야기’가 싱그러웠다면, 조금씩 눈길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사그라들고 붓솜씨를 키우는 쪽으로 가더군요. 《비빔툰》은 ‘서울에서 남자 회사원과 여자 가정주부’를 바탕으로 꾸리는 틀을 붙잡고 맙니다. 왜 ‘일터돌이(남자 회사원)’란 낡은 틀을 안 버렸을까요? 그림꽃님 스스로 ‘집돌이(남자 가사노동)’로 살면서 이 모습을 그린다면, 그림꽃은 그림꽃대로 피어나고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살아나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안타깝지는 않더군요. 홍승우 님이나 〈한겨레〉나 서로 똑같기에 그 길을 갔을 테니까요. ‘돈벌이’ 아닌 ‘살림꽃’을 담지 않는다면 어떤 꿈을 그릴 수 있을는지요?


ㅅㄴㄹ


아내는 아기가 잠들기를 기다리고, 나는 그런 아내를 기다리고, 공포영화 비디오테입은 리모콘을 든 나를 기다리고,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논 차가운 수박빙수는 우릴 기다려, 주지 않았다. 오늘 밤도 둘만의 데이트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다운아∼ 제발 좀 자라, 응? (66쪽)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왜 이리 쑤시지?” “운동부족이래서? 나도 저녁만 되면 다리가 너무 쑤셔.” “너도 너무 집안일만 해서 그래. 우리, 스포츠센터 가입해서 운동 다녀 볼까?” “그럴까?” (18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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