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끝 거창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8
신용목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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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숲노래 시읽기 2022.11.26.

노래책시렁 263


《나의 끝 거창》

 신용목

 현대문학

 2019.3.25.



  제 몸을 보면서 “운동 하셔요? 무슨 운동 하셔요?” 하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늘 빙그레 웃으며 “따로 ‘운동’을 안 해요. ‘집안일’을 하고, 걷고, 자전거를 타고, 풀꽃나무 곁에서 살고, 맨발로 숲을 걷고, 해바람비를 먹고, 등짐으로 책을 나릅니다.” 하고 얘기합니다. 나라를 아름다이 다스리려면 살림집부터 아름다이 다스리면 됩니다. ‘집’을 ‘살림집’으로 가꾸고 ‘숲집’으로 보듬을 적에, 저절로 ‘살림마을·숲마을’로 피어나고 ‘살림나라·숲나라’로 잇습니다. 《나의 끝 거창》을 읽었습니다. ‘운동’하던 지난날하고, 그무렵 어울리던 사람들 이야기가 흐릅니다. 지난날 겪고 보고 느끼고 맞아들이 쓴맛하고 생채기를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가는구나 싶은데, ‘바깥물결(사회운동)’을 쳐다볼 적에는 ‘속살림(집안일)’하고 등지게 마련입니다. 둘레에서 일어나는 얄궂은 모습에 눈감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언제나 우리 보금자리가 먼저요, 이 보금자리에서 뛰놀며 웃고 노래할 아이들이 먼저입니다. “아이들을 돌보고 사랑할 살림을 누리려고 나라를 뜯어고치려는 길”이지 않을까요? 아이들을 등지거나, 아이들하고 어깨동무할 수수하며 쉬운 말을 잊은 채 ‘운동’만 한다면, 우리한테는 빈 껍데기만 남습니다.


ㅅㄴㄹ


전화해서 니 거서 뭐하노? 시 쓴다 카지 말고 빨리 와서 노동운동 해야 안 되겠나! / 말했었다 창원 간 날 / …… / 후배 창근이는, 이라크 전쟁 반대 인간 방패를 짜더니 나중엔 양심적병역거부로 수감되었다 (기념일/28쪽)


손 흔들기 좋은 창문을 달고 / 버스는 곧 도착할 것이다 멈출 것이다 멈춘 채, 앞의 차 한 대를 먼저 보내고 / 또 한 대를 보내고 (종점/9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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