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7.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양상규 글, 블랙피쉬, 2020.9.28.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장기알을 장만한다. 예전에 장만한 장기알은 두 아이가 갖고 놀다가 거의 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새로 산 장기알을 척척 놓으면서 어떻게 두는가 알려준다. 먼저 숲노래 씨가 혼자 두 쪽을 움직이면서 보여준다. 이렇게 가고, 이렇게 잡고, 이렇게 서로 임금(왕)까지 잡으면 끝나는 놀이란다. 작은아이랑 큰아이하고 장기를 넉 판 두는데 네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아, 그래, 장기를 두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지. 오늘도 밤별을 보면서 잠자리에 든다. 많이 늦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을 읽었다. 줄여서 ‘어서어서’라고 한다. 경주마실은 아직 못 했다. 고흥서 순천을 거쳐 포항으로 갈 적에 경주나루를 지나가는데, 이다음에는 경주에서 내려 경주책집을 들르자고 생각해 본다. 글님이자 책집지기님이 풀어놓은 이야기처럼 모든 책집은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다.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책집이란 없다. 마을책집은 저마다 마을을 사랑하는 숨결로 스스로 천천히 나아가면 아름답다. 큰 펴냄터에서 장삿속으로 ‘동네책방 에디션’을 자꾸 내놓는다만, 이들 손아귀를 뿌리치는 의젓하고 옹골찬 책집지기가 늘기를 빈다. 작은책이 마을하고 숲하고 책집하고 아이들 모두를 살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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