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노래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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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숲노래 시읽기 2022.11.13.

노래책시렁 261


《개를 위한 노래》

 메리 올리버

 민승남 옮김

 미디어창비

 2021.3.15.



  저는 집에서 고양이도 개도 기르지 않습니다. 귀염짐승도 곁짐승도 두지 않습니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저마다 제 숨결을 헤아리면서 스스로 살아가면서 어우러지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시골이 아닌 서울(도시)에서 살아가는 분이라면, 또 시골에서 살되 혼자 쓸쓸하다고 여기는 분이라면, 얼마든지 귀염짐승이건 곁짐승이건 둘 만하리라 봅니다. 겉모습만 ‘사람·짐승’으로 다를 뿐, 둘은 마음으로는 같아요. 《개를 위한 노래》를 읽으며 ‘우리말로는 참 못 옮기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우리한테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를 써야 할까요?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를 멋부리듯 써야 노래(시)가 되지 않아요. 삶을 삶 그대로 바라보면서 적으면 노래입니다. 메리 올리버 님이 쓴 글이 노래라면, 늘 개를 곁에 두면서 함께 생각하고 바라보고 살아가는 마음이기 때문일 테지요. 이 수수한 삶을 수수한 숨결대로 살리면 넉넉합니다. 부디 멋을 부리지 마요. 사람 곁에 있는 숱한 짐승도 풀꽃나무도 멋일 수 없습니다. 다 다른 숨결일 뿐입니다. 저마다 다르기에 늘 새롭게 피어나는 눈빛을 읽는다면, 누구나 붓을 쥐어 글 한 자락 척척 적으면서 노래로 가꿀 만합니다. 삶을 안 쓰고 멋을 부리면, 노래란 없습니다.


ㅅㄴㄹ


당신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몰라,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몰라. / 그래도 / 만일 이 책을 들고 있다면 당신은 이걸 알아야 해. / 내가 사랑하는 이 세상의 모든―많고 많은― 광경들 / 그 목록의 꼭대기쯤에 / 목줄을 하지 않은 개들이 있다는 걸. (만일 당신이 이 책을 들고 있다면/14쪽)


대학에서 시를 가르칠 우아한 새 강의실을 / 내줬어. 한 가지만 지켜주세요. / 개는 데려오실 수 없어요. 그들이 말했어. / 계약서에 있어요, 내가 말했어. (난 그 사실을 분명히 해뒀거든.) (시 선생/37쪽)


#DogsSong #MaryOliv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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