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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책가방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5
에마 앨런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1.
그림책시렁 1026
《나의 첫 책가방》
에마 앨런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2013.2.25.
남을 쳐다본들 즐거울 일은 없습니다. 이웃이며 동무를 바라본다면 반갑지만, 나다운 나를 잊은 채 남을 자꾸 바라보면 어느새 스스로 기운을 잃고 빛이 사라집니다. 우리한테는 눈이 있어요. 이 눈은 ‘몸눈(우리 몸에 붙어, 다른 몸을 볼 수 있는 눈)’일 수 있고, ‘마음눈(겉모습이 아닌 속빛을 느끼고 읽는 눈)’일 수 있어요. 한쪽으로 치우친 ‘외눈’일 수 있고, 모두 고스란히 마주하는 오롯한 ‘온눈’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눈치’일 수 있으며 ‘눈길’일 수 있습니다. 사나운 ‘눈초리’일 수 있고 부드러이 ‘눈망울’일 수 있어요. “The Terrible Suitcase”를 《나의 첫 책가방》으로 옮겼는데, ‘나의’를 넣은 대목도 얄궂고, 책이름을 엉뚱하게 붙였습니다. 아무튼,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남을 쳐다보는 눈치’에 갇힌 나머지 “끔찍한 손짐(가방)”으로 느꼈어요. 왜 남하고 같아야 할까요? 왜 남이 쥔 살림을 멋스럽거나 좋다고 여겨야 할까요? 자랑이나 멋은 스스로 갉아먹는 겉치레입니다. 살림하고 사랑일 적에 스스로 빛나는 숨결이에요. 스스로 사랑으로 가꾸는 하루가 아니라면 어떤 손짐이나 등짐을 얻어도 뾰루퉁합니다. 스스로 사랑으로 짓는 마음이요 눈길이라면 맨손이거나 책보따리를 들어도 신나게 노래합니다.
#TheTerribleSuitcase #EmmaAllen #FreyeBlackwood
책이름은 엉뚱하고 뜬금없으나
줄거리는 아름다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