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보급판) - 개정증보판 한국 생물 목록 12
박종길 지음 / 자연과생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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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0.25.

읽었습니다 182



  인천에서 나고자란 삶이지만, 바닷가 갈매기뿐 아니라 수봉공원·자유공원 비둘기하고, 냇가 흰새(백로)를 날마다 만났고, 골목하고 배움터(학교) 곁에는 참새하고 직박구리가 흔했습니다. 어린날에는 제비하고 박쥐를 늘 마주했어요. 때로는 매하고 수리를 높은하늘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돌보며 시골에서나 큰고장(도시)에서나 새바라기를 하고, 새노래를 들으면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서 “무슨 새일까? 노래가 어떻게 들려?” 하고 아이들한테 묻습니다. 새바라기 어버이를 둔 아이들은 저절로 새바라기로 자랍니다.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를 아이들한테 장만해 주었어요. 아이들은 “근데 무슨 말이 이렇게 어려워?” 하고 묻습니다. “왜 새를 ‘새’라 안 하고 ‘야생조류’라고 해? ‘필드 가이드’는 뭐야?” 하고 따집니다. “너희 아버지가 이 책을 내지 않았지만 잘못했구나. ‘들에서 보는 새’처럼 우리 곁 새를 이야기하면 한결 나았을 텐데.”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박종길 글·사진, 자연과생태, 2022.3.31.)


ㅅㄴㄹ


‘자연과생태’에서 펴낸 숲책(환경책)은

다른 펴냄터 책하고 대면

우리말을 조금 더 헤아렸다고 할 테지만

‘한국 생물 목록’이란 꾸러미로 선보이는

알뜰한 책을 살피면

틀림없이 뜻깊고 값진 책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읽으면서 

“말이 너무 어려워! 

 어른들은 왜 일부러 어렵게 써?” 하고

숲노래 씨한테 따진다.


숲노래 씨가 쓴 숲책이 아니지만

모든 어른(생물학자) 몫으로

아이들한테 고개를 숙이고

잘못했다고 빈다.


우리는 어린이 살림결하고 눈높이로

책을 쓰고 배움길(학문)을 닦으면 안 될까?

아이들이 물려받을 배움살림(학문 업적)이라면

일본스런 한자말하고 영어스런 옮김말씨가 아닌,

또 대놓고 쓰는 영어가 아닌,

가장 쉽고 흔하며 수수한 우리말로

가볍게 글빛을 여미기를 빌 뿐이다.


우리나라 모든 새를 담아 준

두툼한 ‘새책(조류도감)’은 고맙다.

다만 ‘새’를 다루니

‘새책’이라 할 수 있기를 꿈꾼다.

하늘하고 땅을 잇는 ‘새’란 이름과

반짝반짝 빛나는 ‘새롭다’란 말은

말밑(어원)이 같다.

그냥 ‘새책’이라 하면

오히려 새를 더 깊고 넓게 읽을 수 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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