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 개항도시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시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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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0.21.

읽었습니다 181



  골목에서 태어나 자라고 살아가는 분들이 ‘골목길’이란 이름을 걸면서 글을 쓰거나 책을 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을 읽다가 “이분이 참말로 골목길을 걸었나?” 싶어 자꾸자꾸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골목길 = 마을길’입니다. 마을길에는 마을사람 자취와 삶이 흐릅니다. ‘나라를 뒤흔든 일’이 아닌 ‘수수하게 살림짓는 사람들 마음’이 있어요. 바깥(사회)에서 본다면 ‘개항도시’이지만, 골목길에서 바라본다면 그저 ‘마을’이요 ‘집’입니다. 두 다리로 마을길을 거닐다가 마을사람하고 이웃으로 사귀고 오래오래 동무로 지낸 끝에 쓰는 글이 아니라면, ‘골목이란 이름을 붙인 글’은 모두 껍데기이지 않을까요? 역사책에 이름을 남긴 이야기가 아닌, 역사책을 쓰는 붓바치(지식인·작가) 눈에 안 들어온 들꽃 같은 사람들 이야기를 한 줄조차 엿볼 수 없는 책을 가만히 덮었습니다. 책을 뒤적이면서 쓴 책은 좀 그만 나오기를 바랍니다.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편》(최석호 글, 시루, 2018.7.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숲노래 씨는

인천에서 나고자란 터라

인천골목길 이야기를

그저 '책을 뒤져서 읽고 쓴 책'은

너무 따분하다.


왜 걷지 않고서 '산책'이란 이름을

게다가 '골목길'이란 앞머리까지 붙여

내놓을까?


'개항도시'란 이름은

오로지 권력자 눈으로 보았다는 뜻이다.

골목사람은, 마을사람은

'우리 삶터'를 '개항도시'로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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