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10.15.
숨은책 712
《世界陶磁全集 18 高麗》
相賀徹夫·崔淳雨·長谷部樂爾 엮음
小學館
1978.7.25.첫/1987.8.1.5벌
온누리 질그릇을 스물두 자락짜리 두툼하고 커다란 책으로 1978년에 여민 일본책을 살피니, 석 자락은 우리나라 질그릇 이야기입니다. 이 가운데 《世界陶磁全集 18 高麗》를 곰곰이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1978년에 무엇을 했고, 2000년에는 무엇을 했으며, 2020년에는 또 무엇을 했으려나 돌아봅니다. 일본에서는 ‘일·중·한’을 살림길로 견주는 책을 꽤 자주 깊고 넓게 여미는데, 우리나라는 ‘한·중·일’을 살림길로 헤아리는 책을 여태 얼마나 선보였을까요? 우리나라 사람이 이웃나라 살림길(문화)을 찬찬히 짚거나 다루는 책을 내는 일은 드문데, 이 가운데 일본 살림길을 헤아리는 책은 더더욱 드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웃나라 살림길조차 모르고 안 쳐다볼 뿐 아니라, 우리 살림길마저 영 모르거나 안 쳐다보는 나날은 아닐까요? 하루하루 너무 바쁘게 지내면서 값싼 살림을 사서 쓰다가 지치고, 값비싼 이웃나라 살림을 돈으로 마련해서 자랑하는 두 갈래입니다. 손수 쓸 살림이니 손수 지으면서 손수 곱게 무늬를 새기던 마음은 아주 스러졌나요? 2000년 우리 살림길이나 2020년 우리 살림길은 무엇인가요? 2050년에는 우리다운 살림길이 남을 수 있을까요? 온나라가 서울스럽게 틀에 박히고, 사투리는 빠르게 잊히고, 서울말조차 우리말스럽기보다는 일본말씨에 일본 한자말에 옮김말씨가 외려 물결치는 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