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5.


《미안함에 대하여》

 홍세화 글, 한겨레출판, 2020.8.28.



집에서 가만히 일하고서 쉰다. 큰아이가 바라는 ‘모리스 르블랑’ 책 가운데 ‘셜록 홈즈’ 꾸러미를 장만했다. 숲노래 씨가 어릴 적에는 어머니가 이 꾸러미를 모두 버렸다. “공부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책은 다 버려야지.” 하셨지. 우리 어머니가 버린 책을 하나둘 새로 장만하기는 했으나 여태 다시 사지 못 하는 책이 수두룩하다. 생각해 보니 ‘아가사 크리스티’ 책도 꽤 모았으나 어머니가 몽땅 버렸네. 어쩐지 속쓰리다. 풀노래 가득한 하루를 보낸다. 《미안함에 대하여》를 되새겨 본다. 글어른으로서 〈한겨레〉가 넋을 잃고 헤매는 대목을 나무라기도 하지만, 슬그머니 지나치는 대목을 느낀다. ‘길잃은 붓질’을 타이르지 못 한다면, 홍세화 님 책을 이제는 못 읽겠네. 바른길(정의)이나 새길(진보)로 서려면 ‘너·나(니 편 내 편)’로 갈라치기하는 짓을 멈춰야 한다. 잘 하는 이는 어느 쪽이든 잘 한다고 북돋우고, 잘못하는 쪽은 어느 쪽이든 따끔하게 나무랄 노릇이다. ‘나만 옳고 너는 그르다(내로남불)’에 사로잡히는 눈길이나 손길로는 바른길이나 새길이 아닌, 휘청길에 눈먼길로 빠지고 말아, 돈벌잇길하고 이름길에 갇힌다. 책이름 “미안함에 대해서”는 뭔가? ‘-ㅁ + 對’라는 어정쩡한 일본말씨 좀 버리자. 버리셔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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