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12.


《마음 풍경》

 김정묘 글, 상상+모색, 2021.10.13.



하루를 마무를 저녁나절에 가볍게 자전거를 탄다. 한가위가 끝나고 서울내기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니,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 마을뿐 아니라 이웃마을까지 쓰레기 태우는 집이 많다. 한가위에 시골집에 찾아온 딸아들아, 제발 쓰레기를 서울로 되가져가거나 마을 앞에 내놓고서 돌아가라. 안 그러면 너희 할매할배는 이 끔찍한 매캐구름을 피운단다. 너희는 이 꼴을 안 보니까 모를 테지만, 이제는 봐야 하지 않을까? 빛그림 〈엘칸토〉를 넷이 둘러앉아서 본다. 그림이며 줄거리가 무척 빠르게 지나간다. 우리는 집에서 되감기를 하거나 몇 판이고 다시보기를 하지만, 보임터(극장)에 가는 사람들은 딱 한 판을 볼 뿐일 텐데, 한 판을 보고서 무슨 이야기인 줄 다 읽어낼 수 있을까? 《마음 풍경》을 읽었다. 곁에 둔 책을 바탕으로 오늘 어떤 삶이 흐르는가를 차분히 돌아보는 줄거리이다. 글님이 알뜰히 여미셨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자꾸 글멋을 부리려고 곳곳에 ‘어려운 한자말’을 섞는다. 나이든 분들은 ‘글멋 = 한자말’로 여기고, 나어린 분들은 ‘글멋 = 영어·옮김말씨’로 여긴다. 글멋을 안 부리는 분들은 수수하거나 투박한 우리말이나 시골말을 쓴다. 마음을 ‘풍경’ 아닌 ‘빛’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글빛을 짓는 길이 될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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