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품은 여우 내 친구는 그림책
이사미 이쿠요 글.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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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0.10.

그림책시렁 1049


《알을 품은 여우》

 이사미 이쿠요

 허앵두 옮김

 한림출판사

 1994.5.1.



  나비도 알을 낳고, 나방도 알을 낳습니다. 매도 알을 낳고, 참새도 알을 낳습니다. 베짱이도 알을 낳고, 사마귀도 알을 낳습니다. 거미도 알을 낳고, 개구리도 알을 낳습니다. 모든 숨결은 저마다 마음이 닿는 짝을 마주하면서 사랑으로 이룬 씨앗을 내놓아 새롭게 빛을 일구어 이 땅에서 살아가도록 자리를 내어줍니다. 여우씨나 늑대씨는 나쁘거나 사나울까요? 고래씨는 나쁘지 않고 쥐씨는 나쁘며, 사람씨만 이 별에서 살아야 할까요? 《알을 품은 여우》을 되읽어 봅니다. 처음부터 나쁜 목숨이나 사람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나쁜놈’이 있다면, ‘나쁜길’을 가거나 ‘나쁜물’에 젖어들도록 밀어대는 나라(정부·사회)가 있다는 뜻이요, 사람들 스스로 다 다른 숨결을 다 다르게 품거나 마주하거나 어깨동무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 쪽에 서야만 ‘좋은놈’이고, 저쪽에 있으면 ‘나쁜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거나 깎아내리거나 비웃거나 놀리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는 아름답지도 즐겁지도 않아, 사랑이 싹틀 수 없습니다. 입으로만 ‘다름(다양성)’을 외기에 다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지지 않습니다. 손가락질이며 놀림질을 그치고 “알을 품은 여우”처럼 새롭게 깨닫고 스스로 거듭나는 사랑을 찾아서 풀어낼 노릇입니다.


ㅅㄴㄹ


#伊佐見育代 #きつねのたまご 198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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