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갈래?
이지연 글.그림 / 엔씨소프트(Ncsoft) / 2015년 4월
평점 :
일시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2.10.8.

그림책시렁 1035


《우리 집에 갈래?》

 이지연

 NCSOFT

 2015.4.13.



  어른이란 몸을 입은 이들은 으레 아이들한테 ‘괴물·요물·요괴·괴수’ 같은 말을 무섭게 들려줍니다. 여기에 ‘귀신’이란 말까지 들려주지요. 아이들은 아기로 태어나던 무렵부터 무서움이 따로 없습니다. 어버이가 곁에 없을 적에 부르려고 앙앙 울기는 하지만, 아기는 무서워서 울지 않습니다. “아기가 무서워서 운다면, 어버이나 어른이 아기한테 무서움이란 씨앗을 마음에 심은 탓”입니다. “하늘빛을 품지 못해서 떠도는 넋”인 ‘귀신’입니다. 하늘빛을 품으며 고이 깃들고 춤노래로 웃으며 밝은 넋은 하늘님(신)입니다. 《우리 집에 갈래?》는 부드러이 그려낸 마을길이며 어머니를 기다리는 눈길을 잘 보여준다고 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줄거리’는 있되 ‘이야기’는 있나 없나 잘 모르겠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한테 ‘괴물처럼 무시무시한 사납빼기 개’라는 두렴씨앗을 심으려는 마음일까요? 참말로 아이한테는 아무 두려움도 무서움도 없는데, 왜 자꾸 이런 모습을 그림책에 담아야 하는지 아리송해요. 아이로서, 어른한테 길들지 않은 아이로서, 아이답게, 어른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한 허수아비가 아닌 아이답게, 이 삶을 다시 바라보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새로 여는 그림을 담아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