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2.10.4.
우리말숲 1 바라보기, 응시
바라보다 : 1. 어떤 대상을 바로 향하여 보다 2. 어떤 현상이나 사태를 자신의 시각으로 관찰하다 3.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일에 기대나 희망을 가지다 4. 어떤 나이에 가깝게 다다르다
응시(凝視) : 눈길을 모아 한 곳을 똑바로 바라봄 ≒ 응망
어느 곳을 반듯하게 볼 적에 ‘바라보다’라 합니다. “바로 그곳을 보다 = 바라보다”요, “똑바로 보다 = 바라보다”인 셈입니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한자말 ‘응시’를 “눈길을 모아 한 곳을 + 똑바로 + 바라봄”으로 풀이하는데, “눈길을 모아 한 곳을”하고 “똑바로”는 같은 말이에요. 무엇보다도 “바로(똑바로) 보다 = 바라보다”이니 국립국어원은 ‘응시’를 겹말풀이로 다룬 셈입니다.
한자말을 쓰기에 나쁘거나 틀릴 까닭은 없습니다. 이웃나라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이웃나라에서 한자말로 담아낼 뿐이고, 이 말씨를 지난날 우리나라 글바치가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우리는 먼저 ‘바라보다’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똑바로 헤아릴 노릇이며, ‘보다’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수수하게 ‘보다’ 한 마디를 쓸 만합니다. “가만히 보다”나 “고요히 보다”나 “차분히 보다”나 “곰곰이 보다”처럼 앞말을 여러모로 달리 붙이면서 봄결(보는결)을 새롭게 그릴 수 있습니다.
한 곳을 응시만 하고 있었다 → 한 곳을 바라보기만 했다 / 한 곳을 보기만 했다
그의 응시를 피했다 → 그이 눈길을 거슬렀다 / 그가 보자 눈길을 돌렸다
응시를 계속할 따름이었다 → 자꾸 바라볼 뿐이었다 / 그대로 볼 뿐이었다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다 → 바깥을 보았다 / 바깥을 바라보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