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봉지공주와 봉투왕자 ㅣ 사계절 그림책
이영경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9.21.
그림책시렁 1053
《봉지공주와 봉투왕자》
이영경
사계절
2018.1.23.
아이들이 툭탁거리면 묻습니다. “싸우면 즐겁니? 싸움이 즐거워서 자꾸 싸울 마음을 일으키니?” 이렇게 묻는 말에 “아니 ○○가 자꾸…….”나 “아니 ○○가 먼저…….” 하고 대꾸하면 “그래, 그러니까 그럴 적마다 늘 싸움을 떠올린다는 뜻이로구나?” 하고 묻습니다. “그게 아니고…….” 하면서 둘러대는 모든 말에는 어느 쪽이 ‘잘못’이라는 마음이 흐릅니다. 네가 잘못했으니 때려도 되고, 네 잘못이니 난 짜증을 낼 만하다고 여깁니다. 모든 싸움에서는 시나브로 ‘때린이가 맞은이가 되고, 맞은이가 때린이로 자리를 바꿉’니다. 서로 자리를 바꾸면서 끝이 나지 않기에 ‘싸움’입니다. 《봉지공주와 봉투왕자》는 순이돌이가 어우러지는 길을 재미나게 그렸다고 할 만하지만, 모든 실마리를 ‘싸움·겨룸·다툼’으로 엮고, ‘순이하고 돌이가 서로 가르는 울타리’를 세우며, ‘순이 = 치마, 돌이 = 바지’라는 틀에 스스로 갇히는구나 싶습니다. 모든 싸움을 곰곰이 보면 ‘스스로 틀을 세우고 갇힌 탓’이 꽤 큽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안 하고 다르게(차이·이상) 하기 때문에 못마땅하다(차별)는 마음이 불거진다’고 할 만해요. 다르니까 다른 줄 받아들여서 함께 놀면 ‘다른 너랑 나이기에 새롭게 우리’예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