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12.
《빨간 마음》
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이소완 옮김, 위고, 2022.5.20.
어제까지 손끝·발끝이 찌릿찌릿했으나 오늘 풀린다. 지난 물날(수요일) 신나게 헛간 치우기를 하면서 기운이 쪽 빠졌다. 손끝·발끝이 찌릿찌릿할 적에는 이쪽으로 기운이 새로 스며든다는 뜻이다. 손끝으로는 하늘빛을 받고, 발끝으로는 땅빛을 받는다. 힘들거나 아플 적에는 드러누워서 쉬게 마련인데, 이때에는 온몸으로 하늘땅 숨결을 가만히 받아들이면서 다스리는 셈이다. 살림물(약)을 먹어야 몸이 낫지 않는다. 살림물을 자꾸 먹을 적에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몸에 맞게 다 다른 나날을 들여서 기운을 끌어올리는 길’을 가로막는다. 돌봄터에서 파는 살림물은 얼핏 우리 몸을 지켜 주는 듯하지만, 곰곰이 보면 ‘돌봄터 살림물(병원 의약품)’이야말로 우리 몸을 갉는다. 숲짐승이나 새나 헤엄이는 몸이 아프거나 다칠 적에 어떻게 할까? 따로 뭘 먹지 않는다. 물조차 끊고서 고요히 쉰다. 새기운이 반짝반짝 오를 때까지 하늘바라기에 별바라기를 할 뿐이다. 이따금 멧풀 몇 가지를 씹지. 《빨간 마음》을 읽었다. 영어 이름 “When I See Red” 그대로 옮겨야 어울린다고 느낀다. “마음이 빨간 아이”가 아닌 “타오르는 불길을 보는 아이”를 담았으니까. 그림책도 글책도 ‘마음’을 다스리는 길을 옳게 담아낼 노릇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