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9.


《할아버지 말고 할머니 이야기》

 구드룬 파우제방 글·정문주 그림/김경연 옮김, 주니어중앙, 2012.3.20.



어제에 이어 우리 집 끝칸을 더 치운다. 곁님이 더 안 읽는다 싶은 책을 바깥으로 빼놓으면 차곡차곡 쌓아서 먼지부터 턴다. 웬만큼 쌓이면 구슬땀을 흘리면서 책숲으로 책짐을 옮긴다. 우리 책숲에 그러모은 ‘새를 이야기하는 책’을 헤아려 본다. 얼마쯤 있으려나 했는데 아주 많지는 않으나 재미난 책이 꽤 있다. 언제쯤 펼칠까 아직 모르겠으나 여러 갈래로 책을 그러모아 책수다를 할 수 있으면 뜻깊으리라 본다. 땀을 실컷 빼고서 씻는다. 이다음에는 드러누워서 쉰다. 여름볕하고 여름바람을 누리고 일어난 뒤에는 모로 누워서 책읽기로 몸을 토닥인다. 《할아버지 말고 할머니 이야기》를 읽었다. 할머니 이야기만 나오지는 않되, 할매 할배라는 자리를 새록새록 되새기도록 북돋우는 알뜰한 어린글꽃(어린이문학)이로구나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만큼 글꽃을 지피는 분이 이제 없지 않나? 앞으로는 태어날까? 틀에도, 나라에도, 부스러기(지식)에도, 돈·이름·힘뿐 아니라 서울(도시)에도 얽매이지 않고서 홀가분하고 즐겁고 아름답게 이야기꽃을 지필 글님이나 그림님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는지 어림해 본다. 삶을 누리고서 멍울만 키우면 미움이 자라고, 삶을 맛보고서 사랑을 키우면 기쁘게 나누는 살림꽃이 핀다.


ㅅㄴㄹ

#GudrunPausewang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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