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노래 2022.9.9.
[시로 읽는 책 449] 얕다
생각하는 말은 새롭고
생각없는 말은 낡으니
쉬운말이 빛나며 곱지
한자말을 쓰기에 낡지 않고, 영어를 쓰기에 겉멋이지 않습니다만, 한자말을 놓지 못하면 낡고, 영어를 함부로 쓰면 겉멋에 기웁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 “한자말을 넣어야지”나 “영어로 해야지”나 “고사성어를 써야지” 같은 마음이라면 스스로 망가집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는 “듣는 사람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면 넉넉합니다. 아이한테 뭔가 더 가르치려고 한자말이나 영어를 일부러 쓰는 어른이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맙시다. 가장 쉽게 풀고, 가장 흔하면서 부드러워 사랑으로 빛나는 즐거운 우리말을 가려서 써야 어른은 어른답고 사람은 사람다우며 글은 글답고 말은 말답습니다. 생각없는 사람이 말글을 꾸미고, 생각하는 사람은 말글에 이야기를 얹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