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8.22.

숨은책 746


《로봇 머시인 X》

 애시모프 글

 이원수 옮김

 아이디어회관

 1975.10.10.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다닌 1993년까지 집에서 책값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책을 안 사주었습니다. 책값은 스스로 푼푼이 모으거나, 곁일(알바)을 해서 댔습니다. 이따금 “어머니, 참고서를 사야 합니다.” 하고 여쭈어 곁배움책(참고서)을 새책 아닌 헌책으로 산 뒤에 남은 몫으로 ‘사읽고픈 책’을 장만했습니다. 어린이일 적에는 그림꽃책(만화책)하고 ‘모리스 르블랑·아가사 크리스티’를 하나둘 사모았습니다. 없는 돈을 겨우 모아 얼추 100쯤 갖출라치면, 어머니는 이 그림꽃책·탐정소설을 몰래 내다버리셨어요. “공부에 방해가 되니까 버렸어.” 하고 시큰둥히 말씀하셨지요. 그나마 제가 열네 살로 접어든 뒤부터는 더 안 버리셨습니다만, ‘클로버문고’나 ‘만화왕국(새소년) 낱책’을 거의 짝을 맞춘다 싶을 적마다 몽땅 잃었지요. 이제는 사라진 서울 불광동에 있던 헌책집 〈작은우리〉에서 《로봇 머시인 X》를 만났습니다. 어릴 적에는 ‘SF’하고 ‘공상과학’이 다른 얘기인 줄 알았어요. 어른들은 어린이가 모를 말을 쉽게 써 버릇해요. “에스에프 세계 명작 7”이라면서 모두 60자락이 나왔다는데, 이원수 님도 몇 자락 옮겼습니다. 어느 어른은 어린이 곁에 서고, 어느 어른은 그저 위에 있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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