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2.8.11.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5 베스트셀러



  널리 팔린다는 책은 몇 가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첫째, 팔림새로만 바라보아 ‘잘팔리는책’입니다. 둘째, 날개가 돋힌 듯 팔리고 읽히는 ‘날개책’입니다. 셋째, 돈·이름·힘으로 밀어대어 많이 팔리며 우쭐거리는 ‘자랑책’입니다. 제가 사서 읽는 책 가운데에는 ‘날개책’은 있되, ‘자랑책’은 없습니다. 팔림새로는 책을 안 살피려 합니다. 종이꾸러미에 담은 삶·살림·사랑을 어떤 줄거리로 얹어서 어떤 이야기로 지피려는 생각인가 하는 마음을 읽으려고 사읽을 뿐입니다. 많이 팔려서 날개책이 되기도 하지만, 삶을 가꾸고 살림을 나누며 사랑을 심는 즐겁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지은 책을 누리기에 날개책이 되기도 해요. 백만 사람한테 읽혀야 할 책이 아닌, 삶·살림·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이 빛나기에 아름답고 즐거울 책입니다. 오늘날 숱한 ‘베스트셀러’는 ‘자랑책’에 가깝고 ‘서울스럽’습니다. 저는 서울도 다른 큰고장(도시)도 바깥일로 이따금 드나들 뿐,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조용히 살림합니다. 사람들이 서울에 그렇게 스스로 몰려서 살고, 잿빛집(아파트)에 그렇게 스스로 빼곡하게 들어차서 엉키듯, “베스트셀러 = 서울스러운 책”일 만합니다. 그래서 저는 ‘날개책·숲빛책’을 읽고 쓰고 나눌 생각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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