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4
주연경 지음 / 한솔수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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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8.11.

그림책시렁 1017


《오늘 우리는》

 주연경

 한솔수북

 2022.7.15.



  잿빛으로 빽빽한 서울·큰고장이지만, 우리나라뿐 아니라 숱한 나라는, 잿빛터(도시)에서 가장 많이 살아갑니다. 잿빛터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잿빛터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잿빛터에서 머물기에 일자리·일거리가 있다고 여기고, 잿빛터에서 일하기에 돈을 번다고 여겨요. 벌어들인 돈은 어떻게 쓸까요? 돈으로 밥·옷·집을 사서 쓰고, 부스러기는 버리지요. 잿빛터에서는 싹이 트거나 나무가 자랄 틈새가 없습니다. 잿빛터에서는 돈을 써야만 쉴 수 있으니, ‘돈을 안 써도 쉴’ 뿐 아니라, 제대로 마음을 달래고 푸르게 숨쉴 만한 숲으로 ‘놀러가’곤 합니다. 《오늘 우리는》은 잿빛터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숲으로 놀러가는 두 아이를 다룹니다. 어른도 아이도 잿빛터에서 숨막히겠지요. 잿빛터에서는 놀이(모험)도 없을 테지요. 그런데 잿빛터에 스스로 갇힌 삶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담으면, 숲을 숲빛으로 담는 길하고 어긋나더군요. 숲에는 따로 ‘길’이 없습니다. 그저 풀밭이거나 덩굴밭이지요. 삿대(노)는 맨끝을 가볍게 쥐고서 배를 젓습니다. 굳이 ‘씻는(힐링)’ 줄거리를 들려주려고 애쓰지 말고, 숲을 숲으로 품고 그리기를 바라요.


ㅅㄴㄹ


신나는 모험을 시작했어요

→ 신나게 놀기로 했어요


무사히 빠져나왔어요

→ 잘 빠져나왔어요


아이들은 뭘 하고 있을까

→ 아이들은 뭘 할까


→ 히유


숲을 모르면서 그려도

잘못은 아니고

배를 타고서 삿대를 젓는 손놀림을

틀리게 그려도 잘못은 아니며

(겉그림은 삿대 끝을 쥐었으나

 속그림은 엉뚱한 데를 잡았다.

 배를 안 저어 보고서

 사진으로만 그린 탓이겠지.)

우리말을 아직 우리말답게

가다듬지 못해도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어린이한테 읽힐 그림책이라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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