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8.8.
숨은책 740
《おにたのぼうし》
あまん きみこ 글
岩崎 ちひろ 그림
ポプラ社
1969.8.첫/1979.4.31벌
우리 도깨비는 뿔이 없고, 방망이를 안 들고, 가죽옷을 안 입고, 우락부락 얼굴도 아닙니다. 일본 ‘사납이(오니おに)’를 마치 우리 도깨비라도 되는 듯이 옮긴 철없는 어른들이 있었어요. 일본 그림책·동화책을 슬며시 옮기면서 ‘일본책에 나오는 사납이’한테 ‘도깨비’란 이름을 붙여서 퍼뜨렸지요. 우리 도깨비는 ‘톳제비·도까비’라고도 하며, ‘둥그스름한 빛살’입니다. 바위나 빗자루나 절구나 여우나 사람으로까지 몸을 마음대로 바꾸는 ‘넋빛’이에요. “밤새 씨름하다가 새벽에 빗자루로 남은 도깨비” 같은 옛이야기가 있지요. ‘숲에서 살며 빼어난 힘을 쓰는 이웃’이 일본 오니입니다. 《おにたのぼうし》는 아만 키미코 님이 글을 쓰고 이와사키 치히로 님이 그림을 빚은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오니타가 쓴 갓(모자)”이란 뜻인데, 2002년에 《꼬마 도깨비 오니타》(베틀북)란 이름으로 나왔다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사납이’가 아닌 ‘상냥한 숲아이’ 숨결을 부드러이 담아냈지요. 우리나라에서 살던 일본 어린이가 1979년 무렵에 사읽고서 “3の2 いいだ さおり”란 글씨를 남겼고, “飯田藏書”란 이름도 새겼어요. ‘3학년 2반’을 ‘3의 2’처럼 말하곤 했는데 ‘3の2’라는 일본말씨를 이 나라 배움터에서 따라쓴 셈이었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