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4.
《우주철학서설》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2.6.25.
함박구름이 흐른다. 비는 뿌리지 않고 햇볕이 쨍쨍하다. 인천 주안에 있는 마을책집 〈딴뚬꽌뚬〉에서 펴는 ‘손빛글잔치’를 곧 연다. 시골에서 살림을 지으면서 아이들이 곁에 있기에 노래꽃(동시)을 쓰고, 숲노래 씨가 쓴 노래꽃에 아이들이 새삼스레 그림을 담고, 등짐에 어깨짐을 한 채 자전거를 달린다. 더 일찍 알림종이를 찍어서 보낼 수 있을 텐데,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한 방울을 더 짜내듯 기다리고 지켜보다가 글을 매듭을 짓기 일쑤이다. 모든 글쓰기하고 살림짓기는 똑같다. 온사랑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듬뿍 얹는다. 면소재지 우체국에 짐꾸러미를 내려놓고서 집으로 가벼이 돌아온다. 지난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한 터라 묵직한 짐을 이고 지며 한 손으로 자전거를 잘 달릴 수 있다. 언덕길도 거뜬하지. 예나 이제나 둘레에서 “그러고 살면 안 힘들어요?” 하고 묻는데, 한결같이 “왜 힘들어야 해요?” 하고 되묻는다. 《우주철학서설》을 읽었다. 손석춘 님이 젊은날부터 품은 뜻이란 ‘온별(우주)’이었구나. 별하고 온누리 이야기란 깊고 아름답게 마련이다. 다만, 별을 들려주는 이야기는 “별 이야기”라 하면 된다. 굳이 일본스런 한자말 ‘우주철학서설’보다는 “별노래 첫마디”로 바라보면 줄거리가 확 피어나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