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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기후 정의 이야기 ㅣ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39
권희중.신승철 지음 / 철수와영희 / 2021년 5월
평점 :
숲노래 숲책 2022.7.23.
숲책 읽기 177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
권희중·신승철
철수와영희
2021.5.31.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권희중·신승철, 철수와영희, 2021)를 읽었습니다. 둘레에서는 흔히 쓰는 말이지만 ‘기후정의’라는 일본스런 한자말 이름을 들으면 늘 숨이 막힙니다. 어른들 사이에서는 익숙할는지 몰라도,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언제까지 이런 일본스런 한자말 이름을 외우도록 시켜야 할까요?
푸른별 날씨가 뒤틀리도록 망가뜨린 사람은 어린이도 푸름이도 아닌 어른입니다. 이 나라에 배움수렁을 처음 파놓고 모든 어린이·푸름이를 괴롭히는 쪽도 언제나 어른입니다. 배움수렁뿐 아니라 모든 슬픈 수렁이나 구렁을 파놓는 쪽도 늘 어른이에요.
어른들 가운데 어린이 눈높이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다만, 배움턱이 높지 않은 수수한 어른은 쉽고 부드러운 말씨를 쓰지요. 오래 배우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어린이 눈높이하고 동떨어진 말씨를 내내 붙잡습니다.
벼락날씨(기후변화)를 일으킨 어른들은 ‘바른날씨’를 말할 만한 마음일 수 있을까요? 바르게 다잡을 삶터라면, 늘 쓰는 우리말부터 바르게 다듬고 고칠 노릇이 아닐까요? 처음부터 ‘사회용어’였던 말은 없습니다.
이 나라 어른이란 사람들이 참말로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아끼고 사랑하고 돌보려는 마음이라면, ‘바른날씨’뿐 아니라 ‘바른말’을, 아니 ‘착한말’에 ‘쉬운말’에 ‘숲말’에 ‘살림말’을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면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기를 바랍니다. 말부터 바른말을 쓰지 못하는 판에 바른날씨를 슬기롭게 찾거나 외칠 수는 없다고 느껴요. 말부터 살림말을 쓰지 못한다면, 집안살림에 나라살림에 마을살림도 곰팡틀(가부장제)에 갇히지 않을까요? 말부터 숲말을 쓰지 않는다면, 참말로 숲을 아끼는 몸짓이 맞을까요?
저는 바람이(선풍기·에어컨)를 안 쓰고 부채를 쓰거나, 나무 곁에 섭니다. ‘에어컨을 못 쓰면 피해자’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에어컨을 써야 할는지요? 뒤틀린 날씨를 풀어가는 길은 ‘저소득 가구 에어컨 보유’ 따위로는 못 이룹니다. 모든 집에서 에어컨을 걷어내 버리고서 모든 곳이 숲으로 거듭나도록 하면 어디나 시원합니다. 모든 곳에서 흘러넘치는 부릉이(자가용)를 확 줄여서 풀밭길에 나무길로 돌려놓으면 무더위도 사라지고 강추위도 수그러듭니다.
이 책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에도 살짝 나오는데, ‘2020년 문재인 민주당 정권 뉴딜’은 어마어마한 돈을 어디에 쏟아부었는지 알 길이 없고, ‘해상 국립공원’인 바다에 ‘해상 풍력·태양광’을 어마어마한 돈을 더 쏟아부어서 벌써 때려박았습니다. ‘바른날씨’란 뭘까요? 전기 쓸 일이 아주 적은 시골에, 더구나 깨끗한 바다에, ‘해상 풍력·태양광’을 때려박은 민낯을 똑똑히 밝히지 않고서 어떤 바른날씨를 말할 수 있을는지 영 모르겠습니다.
ㅅㄴㄹ
전기 요금을 내기 힘들어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은 폭염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됩니다. 겨울에도 난방비 때문에 제대로 된 난방을 하지 못하는 이들은 혹한의 날씨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63쪽)
2020년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구 중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는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 불과했습니다. 저소득 가구에 에어컨을 보급하는 일만 해도 수백억 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7쪽)
선진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40%는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기된다고 합니다. (109쪽)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도시에 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우선 전기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이용해서 생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건물을 지을 때부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139쪽)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 계획’을 발표했고 …… 투자비를 보면 디지털 뉴딜에 58.2조 원, 그린 뉴딜에 73.4조 원, 사회 안전망 강화에 28.4조 원 등 총 160조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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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 책을 나무라려는 글이 아니다.
‘기후정의를 들먹이는 모든 책’이
이론만 가득하고
정작 실천과 현장 이야기가 없는
대목을 나무라려고
이 글을 썼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