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교양 -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할 한글에 관한 모든 것
김슬옹 지음 / 아카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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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7.21.

읽었습니다 159



  임금이라는 자리는 그저 임금일 뿐인데, 조선 무렵에는 임금을 셋으로 갈라 종·조·군이란 한자를 긑에 붙였습니다. 언뜻 보면 임금이라는 자리조차도 사람들 눈칫밥을 먹는다는 뜻이지만, 곰곰이 보면 글바치(지식인) 눈으로 높낮이(신분·계급)를 가른 셈입니다. 예나 이제나 우두머리 자리에 선 이들치고 흙지기(농사꾼)하고 한마을에서 살며 흙빛으로 살림을 짓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조그마한 오두막 한 채에서 낮에는 풀꽃나무랑 동무하고 아이들을 돌본 뒤에 저녁에 가만히 책을 읽으며 노래(시)를 짓는 글바치(지식인·작가)는 몇이나 될까요? 《한글교양》을 읽었습니다. 글님은 세종이란 분을 꼬박꼬박 ‘세종대왕’으로 적습니다. ‘-종’이란 이름부터 높이는 뜻인데 ‘큰임금’이라는 겹말을 굳이 붙여요. 세종은 ‘훈민정음’을 지었되, ‘한글’은 500해 뒤에 주시경 님이 지은 ‘새글’입니다. ‘여자편력’ 하나만으로도 세종을 굳이 ‘큰사람’이라 이름할 까닭은 없을 텐데요.


《한글교양》(김슬옹, 아카넷, 2019.9.30.)


ㅅㄴㄹ

#비추천도서 #아쉬운책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많이 아쉬운 책.

‘교양’을 말하지 말자.

삶과 말을 이야기하자.


세종을 완벽한 성인군자로 추앙하지 말자.

몇몇 사람(인재)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으나

세종이 보낸 삶이 참말로

‘대왕’이라고 겹말까지 붙일 만큼

훌륭했을까?


중국을 너무 섬긴 세종은

오히려 500년에 이르도록

이 나라를 봉건질서로 억누르는

첫걸음이었다.


훈민정음 연구도 안 나쁘지만

우리 역사 민낯을

함께 살펴서 나란히 놓기를 빈다.


일본이 우리를 식민지로 짓밟은 무렵에

비로소 한학을 버리고

신학문과 우리글에 눈을 뜬

주시경 님이 ‘한글’이라고

새이름을 붙이고 새글과 새말길(우리 문법)을 세워서

참된 홀로서기(진정한 자주독립)를 이루자면

말을 말답게 쓰고

이 말을 글에 글답게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매우 쉽게 풀어냈다.


우리가 굳이 누구를 섬겨야 한다면

세종보다는 주시경이라고 느낀다.


참 많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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